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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노인 3명 중 1명, 약 한움큼씩 복용…"사망 위험" 경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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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류의 알약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함.

여러 종류의 알약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함.

66세 젊은 노인 세 명 중 한 명은 하루에 5개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 약물이 많을수록 약으로 인한 이익보다 위험성이 큰 데다 부적절 약물 복용 가능성도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 진료센터 김선욱 교수 공동연구팀(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ㆍ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윤지은 성과연구팀장)이 27일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생애 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젊은 노인 33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35.4%인 약 16만 명이 5개 이상 약물을 90일 이상 복용하고 있었다. 5개를 넘는 약물 복용은 다 약제 복용이라고도 하는데 다 약제 복용 비율이 2012년 32%(약 8만명) 수준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10개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비율은 8.8%였다.

연구팀은 복용하는 약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약물로 얻는 이득보다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리적인 노화와 약물 간 상호작용, 약물과 질병과의 상호작용 등에 의해서다.

여러 종류 약물을 복용하다 보면 노인에게 사용을 지양해야 하는 부적절 약물을 복용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문제다. 노인 부적절 약물로는 소화성궤양용제인 ‘에소메프라졸 마그네슘’ 성분이 든 것, 위산분비억제제인 ‘라베프라졸나트륨’ 성분이 든 것 등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 66세 인구의 53.7%가 한 가지 이상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부적절 약물 복용이 사망 위험을 높이는 건 수치로도 증명된다.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한 66세 인구 65만 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사망 위험이 25% 증가했고 3등급 이상의 장기요양 등급(일상생활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을 받을 가능성은 46% 커졌다. 부적절 약물을 두 종류 이하로 사용해도 장애 위험이 약 31% 증가했고, 세 종류 이상 복용 때는 81%까지 늘었다.

복용 약물 개수와 부적절 약물 처방 빈도는 대도시보다 군ㆍ구 같은 소도시에 거주하는 사람, 의료급여 대상자, 입원 또는 응급실 방문이 많거나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환자들에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연구자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제 복용은 장기적으로 기능 저하를 촉진할 우려가 있으며, 약의 부작용이 더 많은 의료 이용과 약 처방을 부르는 처방 연쇄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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