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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이 울산시 공기업 대표…울산시 간부 HD현대중 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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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김규덕 전무. 사진 본인

HD현대중공업 김규덕 전무. 사진 본인

대기업 임원이 울산광역시 산하 공기업 대표로 내정됐다. 사직하고 새로 일자리를 찾아 옮기는 게 아니라, 대기업과 지자체 인사 교류를 통해 일정 기간 대표직을 맡는다.

주인공은 HD현대중공업 김규덕(55) 전무다. 김 전무는 지난 8일 울산시로부터 울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보자로 내정됐고, 지난 23일 울산시의회 임용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거쳤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7일 김 전무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공식 임용 시기는 울산시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데, 내년 1월이 유력하다. 임기는 3년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기업경영 노하우를 지방 공기업에 접목하고자 대기업 임원을 공단 이사장으로 정했다"며 "이에 울산시 4급 공무원을 해당 기업에 파견하는 등 인사교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공기업 대표와 임원은 공모와 추천 절차로만 채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지방공기업법 제58조 3항이 개정되면서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별도 공모 등 절차 없이 단체장이 공기업 대표를 임명할 수 있게 됐다.

대기업 임원이 지자체 인사 교류를 통한 '파견' 형태로 지자체 공기업 대표가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김 전무는 HD현대중공업 '전무' 직위는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울산시설관리공단을 이끈다. 급여 역시 HD현대중공업에서 받는다.

HD현대중공업 김규덕 전무. 사진 울산시의회

HD현대중공업 김규덕 전무. 사진 울산시의회

김 전무는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기업도 이윤추구만 중요시하는 시대가 아니다. 사회가치경영(ESG)을 생각하는 등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이다"며 "임기 동안 울산시설관리공단을 지금보다 더 효율성 있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조직으로 바꿔 나갈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임원으로 공기업 대표가 되는 만큼 기업 정신을 보다 잘 전파해 시민이 찾는 조직, 긍정적이고 효율성 있는 조직으로 변화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시가 대기업 현직 임원을 공기업 대표로 선택한 것은 울산에 많은 계열사와 공장을 둔 현대그룹과 각별한 관계가 고려됐다고 한다. 또 현대중공업의 조선업 불황 극복 사례, 현대그룹의 도전정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HD현대중공업의 기업 경영 기법 등을 배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선진 축구를 적용하기 위해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을 해외에서 채용하는 것 같은 새로운 형태의 인사 교류다"며 "시 산하 공기업에 혁신적인 기업 문화가 잘 전파돼 효율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시설관리공단. 사진 울산시

울산시설관리공단. 사진 울산시

경북 의성 출신인 김 전무는 대구 사대부고·경북대 경제학과를 나와 1995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HD현대중공업·HD현대로보틱스 등에서 경영지원본부 전무, 경영지원 부문장 등으로 일했다.

한 해 예산으로 670억원을 사용하는 울산시설관리공단은 울산지역 공원·체육·장사·문화 등을 울산시로부터 위탁받아 관리·운영하는 곳이다. 직원은 4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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