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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술하는 PA간호사' 내년 하반기 종합병원서 시범사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제도화를 위한 시범사업이 내년 하반기 시작될 전망이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대상이다. PA 간호사 업무 범위는 안 되는 것 빼고 모두 허용하는 방식(네거티브)의 가이드라인(지침)이 마련된다. 간호사부터 시작해 향후 간호조무사·의료기사·임상병리사 등도 PA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된다.

26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최근까지 PA협의체 논의를 토대로 이 같은 방향의 PA 간호사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실 간호사 또는 임상전담간호사 등으로 불리는 PA 간호사는 2000년 초부터 개별 병원 차원에서 관행처럼 활용해온 인력 이다. 외래·병동·중환자실·수술실 등에서 의사를 대신해 처방·수술 지원·검사 등을 맡는다. 전공의법 도입과 의사인력 부족 등이 맞물리며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 전국 PA 간호사는 1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PA를 국가 면허로 관리하지 않는다. 의료법에서는 간호사 업무를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지도 하에 진료의 보조 업무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러다 보니 PA 간호사를 두고 합법과 불법을 넘나드는 행위가 비일비재하다고 현장에선 지적해왔다. 전문의 지시 아래 단순 업무를 보조한다면 괜찮지만 수술·시술·처방 등 의사 면허가 있어야 가능한 일을 하거나 전문의 감독·지도없이 하면 무면허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단 문제가 있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4월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에서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6월부터 협의체를 꾸려 최근까지 9차례 회의를 거쳤다. 그 결과 내년 하반기 중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대상 병원들이 자체 PA위원회를 두고 직무기술서를 작성해 중앙 심의위원회 승인을 거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협의체 관계자는 “처음부터 의원급까지 전면적으로 하긴 어렵고 내부적으로 관리 역량이 있다고 보는 큰 병원부터 관리·운영체계를 두도록 할 것”이라며 “병원 내부에서 1차로 업무 등을 정리한 뒤 전문기구 승인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면을 쓴 의료기관 소속 PA 간호사가 지난 5월 25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사무실에서 열린 '보건의료 근본 과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직종 업무 범위 명확화, 무면허 불법 의료 근절, 간호사 처우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가면을 쓴 의료기관 소속 PA 간호사가 지난 5월 25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사무실에서 열린 '보건의료 근본 과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직종 업무 범위 명확화, 무면허 불법 의료 근절, 간호사 처우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각 병원이 자체적으로 PA 간호사가 가능한 업무를 결정하게 할 예정이지만 향후 정부가 수술 등 몇 가지 불법 행위를 정해 네거티브 방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PA들은 병원 자체 교육을 거쳐 임상학회별 최종 교육 과정을 이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일단 간호사 위주로 가되 향후 간호조무사와 의료기사, 응급구조사 등의 직역으로 PA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협의체에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막바지 조율을 거쳐 연말께 최종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PA 제도화에 대해 의사단체와 의료기사 등 다른 직역들은 혼란이 클 거라고 우려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인 업무 범위와 관련, PA 대다수는 간호사인데 정부가 매뉴얼을 확실히 정하지 않고 병원 자율로 맡기면 임상병리사와 방사선사 등의 일까지 맡아 다른 직역 업무를 침해하는 일들이 빈번히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협의체 한 관계자는 “표준화된 교육을 위해서라도 의사가 위임할 수 있는 행위를 먼저 포지티브 방식으로 정하자는 의견들도 있다”고 말했다.

진료지원간호사(PA, Physician Assistant)들이 지난 5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진료지원간호사 간호법 제정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간호법으로 대리수술과 대리처방이 합법화될 것'이라는 전공의협의회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료지원간호사(PA, Physician Assistant)들이 지난 5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진료지원간호사 간호법 제정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간호법으로 대리수술과 대리처방이 합법화될 것'이라는 전공의협의회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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