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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동관 "날 탄핵해도 제2 이동관 나와…자진사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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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회오리의 중심에 서 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여당은 “공영방송 개혁의 적임자”라고, 야당은 “언론 탄압 기술자”라고 부른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1일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겠다고 벼른다. 현실화 될 경우 그의 직무는 헌법재판소 심판 때까지 정지된다. 태풍이 코앞에 닥친 24일 오후 과천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집무실에서 이 위원장과 마주 앉았다. 그는 “거야의 폭주, 다수의 횡포가 도를 넘었다”며 “민심의 역풍이 불 것”이라고 했다.

"거야의 초월적 국회 갑질…민심 역풍 불 것"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2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2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탄핵안 의결이 현실화하고 있다. 야당은 왜 탄핵을 강행하려 할까.
“박민 사장 임명 이후 KBS가 정상화되는 걸 보면서 마음이 급해졌던 것 같다. 그냥 뒀다가는 민주노총의 숙주 역할을 하는 노영방송들이 모두 정상화되는 흐름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아니겠나. ‘식물 방통위’를 만들어 총선 때까지 현재 미디어 환경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야당은 ‘언론 탄압 기술자’라는 이유를 댄다.
“이명박 정부 때도 무리하게 기사를 압박하거나 인사를 좌지우지한 게 없다. 그랬다면 광우병 사태, 미네르바 사건, 천안함 좌초설 같은 게 횡행했겠나. 적어도 나는 거짓말은 안 한다는 원칙은 지켰다고 자부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이 문 대통령 기념관 예산이 국무회의에 오른 걸 두고 ‘문 대통령이 뒤늦게 알고 격노해 취소했다’고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하더라. 이랬던 사람들이 무슨 ‘언론 탄압 기술자’를 운운하나. 존재하지도 않는 방송장악 괴물과 싸우겠다며, 방송 정상화 풍차에 돌진하는 돈키호테 같은 행태랄까.”
탄핵 사유가 다섯 가지다.
“탄핵에 해당하는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반 행위’를 한 적이 없다. 일반 민ㆍ형사 사건이었다면 제가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을 것이다. 국민이 부여한 입법권을 남용하는 다수의 폭정, 신종 정치테러다. 과거 정치 테러는 물리적 폭력으로 압박을 가했는데, 지금은 다수의 힘으로 제도를 마비시킨다. 숫자 우위의 '중론(衆論)'으로 모든 걸 결정하는 남미식 포퓰리즘 정치의 길을 가고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 지휘자였던 빌헬름 푸르트벵글러는 2차대전 종식 이후 전범재판에 불려 나와 ‘나치도 선거로 집권했다’고 했다. 공론이 아닌 중론, 숫자의 우위로 모든 걸 결정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
탄핵안이 통과하면 방통위는 어떻게 되나.
“부위원장 1명만 남게 돼 아무것도 의결할 수 없다. 지상파의 각종 허가 문제는 물론 종편 재승인 심사 등 처리해야 할 게 산더미다. 이걸 못하면 상당수 방송사가 불법 방송을 하게 된다. 구글의 인앱 결제 문제, 통신상의 유해 콘텐트 단속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회적 공기와 같은 관련 업무가 많다. 그게 막히면 일종의 기도 폐색 상태가 될 수 있다.”  
야당은 ‘이동관 살리기’ 때문에 정부·여당이 예산안 처리까지 포기했다고 한다.
“본말이 뒤집힌 황당무계한 주장이다. 예산과 관계없이 지난 번 노란봉투법 필리버스터 국면에서도 탄핵하려 했지 않느냐. 무조건 이동관을 탄핵하겠다며 예산과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은 건 야당 아닌가.”
자진 사퇴 시나리오도 나온다.
“이동관을 과대평가해줘 감사한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럴 일은 없다. 인사권자의 뜻을 함부로 예단할 순 없지만, 설사 백번 양보해서 제가 그만두더라도 제2, 제3의 이동관이 나온다. 언론 정상화의 기차는 계속 갈 것이다.”

"'1공영 다(多) 민영체제'가 공영방송 정상화의 길"

박민 KBS 사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임원진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 KBS 사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임원진과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문기자 출신인 박민 KBS 사장 임명 과정도 탄핵 사유 중 하나다. 전문성이 부족한 것 아닌가.
“KBS 사장 추천은 방통위가 아닌 KBS 이사회가 하는 것이다. 박민 사장은 관훈클럽 총무를 지냈고, 관악언론인회 회장도 했다. 언론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며 KBS 개혁 작업을 잘 이끌어 갈 수 있겠다는 인사권자의 신뢰가 있지 않았겠느냐. KBS를 바로 세우기 위해 ‘외부의 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있지 않은가. 2008년 당시 내부 출신인 김인규 KBS 사장이 임명되기 전엔 11명의 사장 중 8명이 신문 출신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한겨레신문 출신 정연주 사장을 임명한 예가 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박민은 안 된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공영방송 길들이기로 비칠 수도 있다.  
“정권 편들어 달라는 게 아니다. 공정하게 보도하라, 가짜뉴스 하지 말고 편향된 뉴스 하지 말라는 거다. 박 사장 취임 이후 KBS가 생각보다 조용한 건 구성원들이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옛날 같으면 사장 출퇴근길 저지하고 총파업하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KBS를 향한 국민적 질타, 지적에 상당 부분 일리가 있다고 본인들도 느끼는 게 아닐까.”
 KBS 방만 경영도 줄곧 문제 삼았다.
“수신료가 독이었다. 혁신 노력 없이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데 누가 자기 허리띠 조르고 땀 흘리겠는가. 그래서 오늘날 KBS의 거대 카르텔이 생긴 거다. 정권 바뀔 때마다 서로 편 나눠서 싸움하는 것도 나쁘게 얘기해 ‘편의 공생’이다. 주류에서 조금 밀려나도 월급 다 받고, 편하게 지내면서 공부해서 학위도 따고 한다. 이제 KBS가 연봉제나 계급 정년, 승진 연한제 등을 도입한다고 생각해봐라.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겠나.”
공영방송 이사회 다양화 취지의 ‘방송 3법’이 시행되면 잡음이 줄지 않을까.
“방송 3법은 ‘기울어진 운동장 영속화법’이다. 11명인 KBS 이사회와 9명인 방송문화진흥회(MBC 최대주주) 이사를 각각 21명으로 늘리자는 것인데, 추천 단체들을 보면 이념 편향적이거나 주무 관청의 허가도 받지 않은 임의 단체도 있다. 좌 편향 단체를 동원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영속화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 문재인 정부 당시 민주당도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해당 법안을 반대했다. 내로남불, 선택적 기억상실이다.”
‘1공영 다(多) 민영체제’를 염두에 두고 있나.
“그게 공영방송 정상화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공영방송이 많은 나라는 비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이다. 그래야 언론을 컨트롤하기 좋을 것 아니냐. ”

"졸속 심사? 탄핵으로 등 떠미는 게 누구냐"

24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조합원들이 연합뉴스TV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요청한 을지학원을 규탄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엄정한 심사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조합원들이 연합뉴스TV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요청한 을지학원을 규탄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엄정한 심사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YTN, 연합뉴스TV의 최대주주 변경 심사도 관심사다. 정권 비판 언론의 지배구조를 바꾸려는 것 아닌가.
“(연합뉴스TV)최대주주 변경 신청이 접수될 때까지 나도 몰랐다. YTN도 누가 우선협상 대상자가 될지 우리가 어떻게 알았겠나. 의혹을 제기하려면 증거부터 들고 와라.”
졸속 심사 비판도 나온다.
“오히려 탄핵 운운하며 자꾸 등을 떠미는 사람들이 누구냐. 직무정지가 돼 변경 심사를 5~6개월 뒤에 하라고 하는 건 사실상 직무유기다. 졸속 심사도 아니다. 과거에도 준비 기간은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심사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최대주주의 공정성ㆍ공익성 부분을 철저히 짚을 것이다. ” 

"가짜뉴스 단속말자는 건 가짜뉴스로 선거치르자는 것"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2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2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가짜뉴스 강경 대응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것은 아닌가.
“문재인 정부는 5년 동안 가짜뉴스 단속한다며 보수 유튜버 등을 탄압했다. 그랬던 사람들이 거꾸로 정치적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 가짜뉴스 단속은 세계적 흐름이다. 단속하지 말자는 건 ‘이번에도 가짜뉴스로 선거하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김만배 허위인터뷰, 생태탕, 병풍 같은 가짜뉴스로 선거를 치러왔던 사람들이 누구였나. (가짜 뉴스 대응 이후) 다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청담동 술자리니 뭐니 이런 황당무계한 가짜뉴스들은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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