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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다 큰 대구 본점…'월드 클래스' 갤러리로 성장한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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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구 대봉동 리안갤러리 신관 전시장에 선 안혜령 대표. 현재 김근태·김춘수·김택상·남춘모·이진우 등 중견 작가 5인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대구 대봉동 리안갤러리 신관 전시장에 선 안혜령 대표. 현재 김근태·김춘수·김택상·남춘모·이진우 등 중견 작가 5인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대구 대봉동 리안갤러리는 지역 화랑 중 최대 규모다. 지하 1층, 지상 4층에 독립 전시실이 3개(전시 면적 462㎡·140평)다. 서울 서촌에도 최근 증축한 리안갤러리가 있지만, 본점은 명실공히 대구 쪽이다.

리안갤러리 안혜령 대표 인터뷰

리안갤러리가 지난 9월 대구에 새 전시 공간을 열고 도약을 선언했다. 이를 기념해 독일 현대미술 거장 이미 크뇌벨(83) 전시를 연 데 이어, 지난 2일부터는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이 기획한 전시 ‘HERE&MORE:단색조 넘어, 너머로’를 열고 있다. 김근태(70)·김춘수(66)·김택상(65)·남춘모(62)· 이진우(64) 등 중견 작가 5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두 전시는 갤러리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대구에서 세계 최고 작품을 선보이고, 실력파 국내 중견 작가들을 해외에 알리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다.

리안갤러리는 2007년 3월 앤디 워홀 전시를 열며 출발했다. 2013년 서울 지점을 열었고, 2014년부터 홍콩 아트바젤에 참가했다. 알렉스 카츠, 데미안 허스트, 데이비드 살레, 엘리자베스 페이튼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전시를 열었다. 지난해 5월 뉴욕타임스는 안혜령 대표를 “이 지역(대구)의 자랑스러운 후원자”라고 소개했다. 안 대표를 만났다.

전필준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설계로 지어진 신관.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지역 화랑 중 최대 규모다. [사진 리안갤러리]

전필준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설계로 지어진 신관.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지역 화랑 중 최대 규모다. [사진 리안갤러리]

개관 17년 만에 급성장했다.
“‘지역 화랑’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지만, 출발할 때부터 ‘최고’를 염두에 뒀다.”
가장 큰 성과는.
“현재 8명의 전속 작가와 함께하게 된 일이다. 갤러리는 전속 작가의 버팀목이 돼야 한다. 실력파 작가가 작업에 전념하도록 최대한 지원한다. 작품 판매가 부진하면 갤러리가 작품을 매입하는 것도 계약 조항에 일부러 넣었는데, 판매가 활발해 여태 그럴 일이 없었다.”

안 대표는 컬렉터 출신이다. 1980년대 중반 수집을 시작했고, 서울과 대구 주요 화랑을 통해 작품을 모았다. 2006년 대구 시공갤러리 대표가 타계해 갤러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인수해 리안갤러리를 개관했다.

2007년 개관전이 앤디 워홀 전시였다.
“당시 ‘이왕이면 지역 작가를 소개해야 하지 않나’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제 생각은 달랐다. 지역 작가만 모아 전시하면 크게 주목받겠나. 세계적인 작가 전시를 통해 화랑 이름을 해외까지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 대표는 갤러리 성장 비결을 “작품을 보는 안목과 세계적인 작가 전시 개최, 국내 작가 발굴·전시의 병행”으로 꼽았다. 그는 “까다로운 컬렉터 입장에서 작가와 작품을 고른다”며 “해외 작가 전시를 열며 세계 정상의 갤러리를 상대했던 과정도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신관 규모가 꽤 크다.
“기존 건물이 협소해 늘 아쉬웠다. 천장 높이 9m의 주 전시장까지 갖췄으니 이제 대작도 보여줄 수 있다. 지하 전시장에선 전속 작가 작품을 상설 전시할 예정이다. 4층 강의실도 꿈꿨던 공간이다.”

안 대표 목표는 “전시 중인 작가 및 윤희·이광호·신경철 등 소속 작가 8명을 세계 반열에 올리는 일”이다. 그는 “남춘모 화백은 프랑스 세숑갤러리 전시를 통해 해외 컬렉터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김택상 화백은 해외 갤러리 리만머핀과 에스더쉬퍼가 나서서 작품을 선보이고, 김근태 화백도 도쿄갤러리 전시에 이어 최근 뉴욕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이진우 화백도 세계 톱 갤러리와 전시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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