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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혐의' 황의조, 시즌 2호골…시민단체는 국대 퇴출 촉구

중앙일보

입력

시즌 2호 골을 터뜨린 황의조. 사진 노리치시티

시즌 2호 골을 터뜨린 황의조. 사진 노리치시티

사생활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31·노리치시티)가 시즌 2호 골을 터뜨렸다.

황의조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린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와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17라운드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의조는 21분 가브리엘 사라가 후방에서 찔러준 롱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2호 골.

황의조는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는 '쉿' 세리머니로 시즌 2호 골을 자축했다. 2연승을 달린 노리치는 13위(승점 23)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황의조는 지난 16일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5-0승)과 지난 21일 중국과의 2차전(3-0승)에 참가한 뒤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황의조는 싱가포르와 중국 사이인 지난 18일 불법 촬영 혐의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전 연인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의조 측은 피해자 측과 영상 촬영 합의 여부를 두고 연일 진실 공방을 펼치고 있다. 관련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황의조의 형수는 구속됐다.

이런 가운데 노리치 시티의 다비트 바그너 감독은 황의조의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일단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모습으로 기용 여부 등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바그너 감독은 지난 23일 현지 지역 매체 더핑크언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체 그림을 알 정도로 내가 가진 (황의조에 대한)정보가 충분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벤 내퍼 단장이 황의조, 그의 대리인과 함께 이 상황에 대응할 것"이라며 "내가 판단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그라운드에서 내가 볼 수 있는 모습뿐"이라고 밝혔다.

축구 외적 문제보다는 경기력과 몸 상태를 고려해 출전 여부를 정하겠다는 취지였다.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도 지난 22일 "아직은 혐의가 정확히 나오거나 입증된 게 없다"며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속팀 노리치에 돌아가서도 많은 득점을 올리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팬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비난했다. 스포츠 시민단체인 체육시민연대는 24일 성명서를 내 성행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황의조의 국가대표 퇴출을 촉구했다. 체육시민연대는 "성관계 불법 촬영으로 피의자가 된 축구 선수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경기에 뛸 자격이 있는가"라며 "마땅히 자숙하고 스스로 출전을 포기하거나 국가대표 자격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황의조가 최근 월드컵 예선 경기에 출전한 것을 두고 "유죄나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도 몇몇 증거로 관련 문제가 제기되는 것 자체로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당연하다. 논란이 해소되기 전까지라도 출전 중지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는 즉각 공개 사과하고 불법 촬영, 2차 가해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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