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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고 레깅스∙부츠 자주 신었더니…생각지도 못한 병 덮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난방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뉴스1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난방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뉴스1

최근 28세 여성 A씨는 종아리 부위 혈관이 두드러져 보여 고민이 커졌다. 통증까지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하지정맥류였다. 날이 추워져 A씨는 최근 기모 안감이 덧대진 레깅스와 부츠를 자주 신었는데 의사는 그게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24일 한때 전국에 한파주의보가 내릴 만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부츠나 레깅스 같은 방한용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무릎까지 올라온 긴 부츠나 다리에 꽉 붙는 레깅스 등이 하지정맥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판막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혈관 질환이다. 다리 정맥에는 60여개의 판막이 있는데 이 판막들은 다리로 내려온 혈액이 다시 심장 쪽으로 올라갈 수 있게 돕는다. 그런데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다리로 내려온 혈액이 다시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 혈관에 고이게 된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전흥만 교수는 “고인 혈액이 혈관을 팽창하게 하면서 혈액 순환에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말했다. 방치하면 종아리 부위 혈관이 지렁이가 기어가듯 울퉁불퉁 불거지게 된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붓거나 쥐가 나며 피로해지게 된다.

심해지면 피부 색소 침착ㆍ피부염ㆍ혈관염ㆍ출혈로도 발전할 수 있다. 피부궤양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소화불량과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여성의 경우 호르몬 대사를 방해해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전흥만 교수는 “간단한 수술로 완치되는 질병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심부정맥혈전증까지 유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국에 다시 한파가 찾아왔다. 24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잔뜩 움츠린 채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전국에 다시 한파가 찾아왔다. 24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잔뜩 움츠린 채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전 교수는 “겨울철 방한을 위해 신는 길고 꽉 끼는 부츠나 기모 레깅스 등은 다리를 압박해 혈액과 체액의 흐름이 방해받게 된다”라며 “온열 기구를 강하게 사용할 경우 실내외 온도 차가 커져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탄력이 낮아지고 하지정맥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정맥류가 심하지 않을 때는 적당한 운동과 휴식, 압박스타킹 착용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할 때는 역류로 기능을 상실한 대복재정맥을 제거할 수도 있다. 전 교수는 “환자의 혈관 상태에 따라 고위결찰 및 발거술, 국소 혈관 절제술, 레이저 수술, 혈관경화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을 시행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치료법 발달로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해서는 무릎 부위까지 조이는 부츠보다는 발목 움직임이 편한 신발을 신는 게 좋다. 앉아있을 때는 다리를 꼬지 말고 습관적으로 자주 움직여줘야 한다고 전 교수는 당부했다. 잠들기 전 발목에서 무릎을 향해 쓸어올리듯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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