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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92점인데 소비자는 82점…내추럴 와인, 여기서 갈렸다 [Cooking&Food]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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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4회 와인컨슈머리포트

유기농법에 양조까지 자연주의 방식
출품한 25종 모두 입상하는 저력 보여
전문가와 소비자 평가 달라 재미 더해

‘내추럴 와인(Natural Wines)’이 국내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초반이다. 조금씩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니 언제부터인가 내추럴 와인만 마시는 사람, 내추럴 와인만 취급하는 바가 생겼다. 내추럴 와인과 아닌 것을 구분하기 위해 ‘컨벤셔널 와인(Conventional Wine)’이란 말도 생겼을 정도다. 컨벤셔널은 ‘종래의’ ‘전통적인’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컨벤셔널 와인과 내추럴 와인은 어떤 점이 다를까? 4회 와인컨슈머리포트에서내추럴 와인을 평가해봤다.

내추럴 와인이 뭘까.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주의 와인’이라 할 수 있다. 얼핏 유기농 와인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이 화학 성분을 쓰지 않으면서 좋은 포도를 재배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대표적으로 유기농법과 바이오다이내믹농법(일체의 합성 첨가물을 하지 않는 자연주의 방식)을 사용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추럴 와인=유기농 와인은 아니다. 유기농 와인은 재배의 관점에서 바라본 와인의 분류일 뿐이다. 와인소풍의 이철형 대표는 “보통 유기농법에 이어 양조까지 자연주의 방식을 사용한 와인을 내추럴 와인이라 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농법보다 오히려 양조에 더 중점을 둔 개념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사실 ‘내추럴 와인’이란 말은 유기농 인증이나 바이오다이내믹 인증을 받은 와인, 그리고 기존의 컨벤셔널 와인과 구분하기 위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용어다. 현재 내추럴 와인을 정의하는 국제 기준은 없으며, 정부나 민간기구의 공인인증도 없다. 다만 생산자끼리 모여 만든 협회 차원의 단체는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스페인·독일에 단체가 있으며 동유럽에 몇 개의 협회가 있다. 그나마도 단체별로 기준이 다르다. 이렇다 보니 생산자에 따라 내추럴 와인을 만드는 법도 다르다. 따라서 생산자가 “내추럴 와인”이라고 말하면, 그저 믿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추럴 와인의 인기는 뜨겁고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전문가 8명, 소비자 50명 … 17개 와이너리가 참여

이번에 평가한 와인은 총 25종으로, 스타일 별로 스파클링 와인 4종, 로제 와인 3종, 화이트 와인 8종, 오렌지와인(포도 껍질을 일부 넣어 만든 화이트와인) 3종, 레드와인 7종이다. 나라별로는 프랑스 3종, 이탈리아 10종, 독일 10종, 오스트리아 2종으로 이탈리아와 독일 와인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총 17개의 와이너리가 참여했다.

평가단으로는 전문가 8명과 소비자 50명 등 총 58명이 참가했다. 평가단은 낯선 장르의 와인임에도 25종 전체에 대해 메달을 줬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랑골드는 없었다. 전문가 평가가 골드와 실버의 메달 수가 비슷한 것에 비해, 소비자 평가는 3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실버메달을 줬다. 또 스파클링 와인 1개와 레드와인1개에 대해선 브론즈 메달을 줘 전문가 평가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평가 차이는 5점 이내였다.

전문가와 소비자 평가단 모두에게 골드 점수를 받은 와인은 3종으로 이탈리아 ‘바르베라 델 몬페라토(Barbera delMonferrato DOC/ Auriel)’, 프랑스 ‘퓨지옹 펠리큘레어(Fusion Pelliculaire/ Domaine Mann)’, 독일 ‘오프 피스트(Off Piste/Carkl Koch)’이었다. ‘바르베라 델 몬페라토’은 레드와인으로 소비자들은 초콜렛, 딸기, 묵은 치즈향, 카라멜, 건포도 향 등이 난다고 평가했고, 전문가들은 기분 좋은 산미에 탄닌과 당도의 밸런스가 좋다고 설명했다. 화이트 앰버와인인 ‘퓨지옹펠리큘레어’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은 에일맥주처럼 묵직하면서 귤, 자몽향에 화려한 꽃향이 느껴진다며 높은 점수를 주었고, 전문가들은 리치향과 자몽, 오렌지향이 매력적이었고 전체 균형감이 좋다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화이트 와인인 ‘오프 피스트’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은 그린애플, 시트러스, 바닐라향에 꽃향까지 느껴지면서 처음에는 강한 신맛이 있으나 달콤하고 알싸한 맛이 곁들여지면서 전체 밸런스가 좋아 마시기 편하다고 평했고 전문가들은 좋은 산도와 다채로운 향이 마치 신대륙의 기존 화이트 와인과 유사하다고 평가하면서 높은 점수를 주었다.

화이트 와인 미디아(MidiaIGT/ Midia)는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점수인 93점으로 골드메달을, 소비자들에게는 88점으로 실버메달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너트향이 지배적이고 누룽지향도 나고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 다양한 향을 더 느낄 수 있고 유질감과 산도가 좋다고 평가했다. 역시 전문가들에게 골드메달을 받은 스파클링 와인 아니마 델라 테라(Anima Della Terra DOCG/VIV)는 꿀, 고구마, 복숭아향이 나면서 당도가 상당히 있는 와인으로 느껴져서 디저트 와인으로도 어울릴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에겐 ‘레몬향 감칠맛’ 소비자는 ‘꼬릿한 산미’

전문가와 소비자의 점수 차가 가장 많았던 와인은 독일 네이키드 프라이데이(Naked Friday/WeingutFreitag)이다. 로제 스파클링 와인으로 전문가들은 92점으로 골드메달을, 소비자들은 82점으로 브론즈 메달을 주었다. 이 와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한 레몬과 사과향이 나면서 산뜻하고 감칠맛이 있어 좋다고 평가했지만 소비자들은 꼬릿하고 산미가 강하다며 낮은 점수를 줘, 산미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점수 차가 크진 않지만, 이탈리아 로제와인 피쿠스(Ficus/ Dune Bianche)에 대한 평가도 달랐다. 전문가들은 92점으로 골드메달을 준 것에 비해, 소비자들은 88점으로 실버메달을 주었다. 전문가들은 사과 식초향이 나지만 맛은 홍시 같은 느낌으로 선명한 산도와 긴 여운이 좋다고 평했다. 전문가에게 92점을 받은 또 다른 와인은 이탈리아 판타그루엘레 DOC(Pantagruele DOC/Cantina Martinell)다. 꽃향기와 견과류향 그리고 감칠맛이 좋은 평을 했다. 소비자들은 87점으로 실버메달을 줬다.

이철형 대표는 “이번 평가회에서는 전문가와 소비자 평가에 차이가 생겨 재미가 더했다”며 “누구나 맛 취향이 있다. 전문가와 소비자가 머리를 맞대고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와인컨슈머리포트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새로운 와인에 도전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와인컨슈머리포트 시즌4, 소비자 평가단 모집

와인 구매에 도움을 주고자 전문가와 소비자가 함께 국제 와인평가 기준에 따라 와인을 시음하고 그 결과를 소개하는 리포트다. 국내에 공식적으로 유통되지 않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특정 지역의 와인을 위주로 선정해 평가한다. 소비자 평가단은 식문화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지글지글클럽에서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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