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최대 8조원 몸값 HMM 인수, 하림·동원 2파전 압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세계 8위이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이 하림그룹 컨소시엄과 동원그룹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이르면 이달 말 HMM의 새 주인 찾기 향방이 가려질 전망이다. 하지만 유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누가 최종적으로 웃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이 이날 오후 5시 마감한 본입찰에 팬오션을 인수 주체로 한 하림그룹·JKL 컨소시엄과 동원로엑스를 앞세운 동원그룹이 참여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업계에서는 HMM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가장 큰 난관은 ‘가격’이라고 본다.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 주(57.9%)다. 예상 매각가격은 최근 30일간 주가를 가중산술평균(국유재산법 시행령 제43조)해 정해지는데, 지난 10월 23일 바닥을 찍은 뒤 반등 중인 HMM의 최근 평균 주가는 1만5000원 선이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제시한 매각 예정가격은 7조원 규모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매각 예상가격이 최대 8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예비입찰에서는 하림과 동원, LX인터내셔널 등 3개사가 적격 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추려졌지만, 본입찰엔 LX가 불참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다만 업계에서는 자금 동원력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잡은 하림그룹은 그동안 영구채 발행, 유상증자, 선박 자산 유동화 등 국내 최대 벌크선 운영사인 팬오션을 중심으로 인수자금 마련 계획을 세웠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최근 “자금 조달 계획을 완벽하게 세워뒀다”고 말한 바 있다. 하림은 팬오션이 HMM을 인수하면 컨테이너와 벌크를 아우르는 국적 선사로서 도약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동원그룹도 HMM 인수 의지가 남다르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동원그룹은 바다와 함께 성장해 온 기업”이라면서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동원산업의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1위 업체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약 5000억원을 조달하는 방안 등을 마련했다.

시장에서는 인수 후보군이 6조~7조원의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보고 있어 유찰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2일 HMM 인수전과 관련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준비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바로 대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