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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더 내려놔야 좋은 노래 나올까 생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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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김창완이 23일 서울 마포구 벨로주 홍대에서 열린 새 앨범 ‘나는 지구인이다’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공연하고 있다. 직접 기타를 치며 ‘월광’ ‘둘이서’ 등을 들려줬다. [연합뉴스]

김창완이 23일 서울 마포구 벨로주 홍대에서 열린 새 앨범 ‘나는 지구인이다’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공연하고 있다. 직접 기타를 치며 ‘월광’ ‘둘이서’ 등을 들려줬다. [연합뉴스]

“매일 어제의 내가 아니길 바라면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날마다 새로워짐)의 자세로 살아갑니다. 내가 뭘 더 내려놔야 좋은 노래가 나올까 생각했죠.”

46년 차 가수에게 무언가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김창완(69)은 “지금 가진 욕심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어쨌거나 내려놓기와의 싸움이 그가 50년 가까이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듯했다.

23일 서울 마포구 벨로주 홍대에서 열린 새 앨범 ‘나는 지구인이다’ 발매 간담회에서 김창완은 타이틀곡 ‘나는 지구인이다’에 대해 “변화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곡”이라고 강조했다. “가수 생활을 꽤 오래 했는데 너무 동어반복을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며 “내가 만든 말에 갇혀 사는 건 아닌지 반성했다”고 말했다. 특히 “험한 세상 속에서 뮤지션으로 무력감을 느끼고 나약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다 어느 날 새벽 문득 “아 맞다, 나는 지구인이지. 여기서 태어났지”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노래를 통해 “지구인으로서 어슬렁거리는 지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전하고 싶었다.” 그런 고민과 통찰이 타이틀곡 ‘나는 지구인이다’의 ‘라라라라라’로 이어지는 후렴구의 단순한 멜로디에 고스란히 담겼다.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게 벅차 후렴구를 녹음할 때 눈물도 흘렸단다.

‘나는 지구인이다’는 그간 김창완이 선보였던 직선적 록이나 소박한 포크 대신 전자음악 사운드가 두드러진 복고풍 정서가 느껴지는 곡이다. 신스팝 장르라고 한다. 담담하지만 중독성이 강한 김창완의 목소리와 김창완밴드의 키보디스트 이상훈이 들려주는 키보드 사운드가 어우러진 곡이다.

앨범에는 ‘노인의 벤치’ ‘둘이서’ ‘식어 버린 차’ 등 13곡이 들어 있다. 그 가운데 ‘나는 지구인이다’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기타 연주곡으로 편곡한 ‘월광’, 동요풍 멜로디에 가사를 입힌 ‘이쁜 게 좋아요’가 처음 발표된 신곡이다. 2020년 ‘문’(門) 이후 3년 만의 솔로 앨범이다.

김창완은 젊은이가 이번 앨범을 즐겨 들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릴 때 자유를 외쳤으면서도, 한편으로 내가 얼마나 갇혀 있고 고집스러운 사람인지 모른다”며 “그에 비해 요즘 젊은 세대는 굉장히 양심적이고 시야도 더 넓다. 젊은 세대에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이가 어른을 대척점에 놓지 말고, 시각을 넓혀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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