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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추억 여행을 떠나볼까

중앙일보

입력

PMC 송승환 대표 '26년만의 연출'
2004년 아룽구지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자유극장에서 장기간 공연된 '달고나'가 충무아트홀의 넓은 무대로 이사를 갔다. 대극장 무대로 옮겨지는 만큼 안무나 동선도 커지고, 장면의 순서도 조금 바뀌었다. 일부 독창곡을 합창곡으로 바꾸는 등 음악에도 변화를 주었다. 이번 공연은 PMC프로덕션 송승환 대표가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다. 그가 공연을 연출하는 것은 26년 만이다.
주인공 세우가 첫사랑과 젊은 날의 꿈을 찾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넷 홈쇼핑 프로듀서인 세우는 마지막 방송을 준비하며 자신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구식 타자기를 내놓는데, 타자기는 '옥상 위의 몽블랑 소녀'라는 ID를 가진 사람에게 판매된다. 세우는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서 철거 중인 옛 동네를 찾아가는데, 옛날에 살던 집 옥상에서 첫사랑의 자취를 발견하게 되고, 잊어버린 꿈을 되찾는다는 이야기이다.

'담배 가게 아가씨', '젊은 그대', '이등병의 편지' 등 70 ̄80년대 가요들을 사용한다. 탤런트 박형준, 가수 조민아, 개그맨 손헌수·김선미·정의욱 등이 출연한다.
▶일시 : 11월 1일∼12월 31일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관람가 : R석 5만원, S석 4만원
▶문의 : PMC 프러덕션 02-738-8289
www.musicaldalgona.co.kr

풀몬티
'풀몬티(full monty)'는 '몽땅 벗는다'는 의미를 지닌 영국 속어. 실직한 철강노동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스트립쇼를 벌인다는 코믹한 내용이다. 무능력해서 이혼 당하고 아들의 양육권마저 빼앗길 위기에 놓인 제리, 자신감을 상실한 후 부부생활마저 원만하지 못한 데이브, 아내에게 해고된 사실을 숨기고 있는 전 공장 관리이사 헤롤드,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막막한 말콤 등이 등장한다. 이들은 스트립쇼를 계획하면서 경찰에 잡혀가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는다. 서영주, 정준하, 임철형 등이 출연한다.
▶일시 : 11월 25일∼2월 25일
▶장소 : 연강홀
▶관람가 : R석 6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문의 : 루트원엔터테인먼트 02-516-1501
www.fullmonty.co.kr

컨페션
지금 곁에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2006년이 지나기 전에 고백해보는 것이 어떨지? '컨페션'은 제목 그대로 사랑하는 이를 향한 고백에 관한 이야기이다.
창문 밖으로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레일로드 카페. 이곳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가수를 꿈꾸는 태연은 청력을 잃어가며 옛 추억을 찾아온 주현을 만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라이브 밴드의 음악에 맞춰 펼쳐진다. 정성화(주현), 윤공주(태연), 최우리(혜미) 등의 젊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번 연장 공연에서는 주현 역에 '헤드윅'의 송용진이 합류해 색다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일시 : 9월 19일∼12월 25일
▶장소 : 충무아트홀 소극장
▶관람가 : R석 4만원, S석 3만원
▶문의 : 클립서비스 02-501-7888
www.musicalconfession.com

THE 이은결
환상의 세계로의 여행. 국내의 '마술'을 말하자면 이 사람, 이은결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데뷔 10주년을 맞아 콘서트를 갖는다. 올해에 세계적으로 가장 큰 마술 대회인 국제마술대전(FISM)에서 '제너럴' 부분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금껏 해왔던 최고의 기술만을 선별했다. 그 특유의 빠른 템포와 화려한 손 기술이 빛나는 마술, 관객과 하나 되어 연출하는 '팔러매직', 큰 스케일을 자랑하는 '일루젼 매직'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드라마와 같은 구성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일시 : 12월 20일∼2007년 1월 14일
▶장소 : 한전아트센터
▶관람가 : VIP석 15만원,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5만원
▶문의 : 달세계여행 1588-1906
www.leg10th.com

세르게이 트로파노프 First Concert
집시 음악의 거장 세르게이 트로파노프가 첫 내한 공연을 한다. 구 소연방의 몰도바 공화국에서 태어난 그는 첼리스트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음악을 접해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의 앨범 세 장에 수록된 명연주들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러시아 민속음악인 '검은 눈동자', 국내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아랑훼즈 협주곡',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을 편곡하여 그가 이끄는 집시 밴드와 함께 연주한다. 애잔하면서도 정열적인 집시음악으로 연말의 정취를 더하고 싶은 관객들에게 추천할만한 공연이다.
▶일시 : 12월 9일 / 12월 13일
▶장소 :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관람가 : R석 5만5천원, S석 4만4천원, A석 3만3천원/
R석 8만 8천원, S석 6만 6천원, A석 4만 4천원,
B석 3만 3천원
▶문의 : 서울예술기획 02-548-4480
www.seoularts.co.kr

뮤지컬 그리스
국내 뮤지컬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아온 인기 레퍼토리 '그리스'가 앙코르 공연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와 광고 음악으로도 잘 알려진 이 작품은 60년대 미국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고교생들의 사랑 이야기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신나는 음악과 춤으로 많은 인기를 모았다. 2003년 초연 이래 오만석·엄기준·고영빈·이선균 등 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는 엄기준·김소현·홍록기 등 쟁쟁한 스타들과 김산호.정명은 등 새 얼굴들이 번갈아가며 무대에 오른다.
▶일시 : 11월 17일∼12월 25일
▶장소 :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관람가 : R석 6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
▶문의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02-556-8556
http://odmusical.com/

[공연프리즘]

제발 휴대폰 좀 꺼 주세요!
배우의 숨소리까지 다 들리는 소극장. 지금 막 자살을 결심한 주인공이 한발 한발 죽음을 향해 걷고 있는데 객석에서 우스꽝스러운 멜로디가 요란하게 울렸다. 숨죽이며 극에 집중하던 관객의 신경은 일순 소리가 나는 쪽으로 집중된다.
보통, 그 소리의 주인이 허둥지둥 가방을 뒤져 휴대폰을 찾아 끄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겨우 십여 초. 그러나 그 몇 초는 객석에 만들어졌던 극적 긴장이나 환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만다. 공연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화가 나고 안타까운 순간이다. 요란한 벨 소리가 울리는 시간은 단지 몇 초지만, 그 소리가 망쳐버린 것은 단지 '몇 초'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대 위의 배우에게는 온 힘을 다해 연습한 몇 달일 수도 있고, 또 어떤 특별한 사연을 지닌 관객에게는 몇 년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날 전화벨의 주인공은 정도가 좀 심한 편이었다. 휴대폰이 울리자 전화기를 꺼내 통화를 시작한 것이다. 작은 소리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마늘하고... 생강하고... 미나리 넣고... 간은 소금간으로..."
통화내용을 들은 관객들은 키득거리거나 짜증을 냈다. 다행히 옆 관객의 제지가 있었기에 긴 통화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그날의 관객들은 벨 소리의 소동에 신경을 쓰느라 배우가 온 힘을 다해 연기하는 가장 밀도 있는 장면을 놓쳐버렸다.

이처럼 통화까지 하는 관객을 만나는 것은 드물지만, 요란한 벨 소리, 징징거리는 진동 소리, 문자 오는 소리 때문에 관람에 방해를 받는 것은 흔한 일이다. 아무리 공연 전에 휴대폰을 꺼달라고 통사정을 해도 소용없는걸 보면, 깜빡 잊고 켜두는 게 아니라 끄고 싶지 않은 것이리라. 대체 무슨 절박한 사정일까? 겨우 한두 시간조차 휴대폰 전원을 끌 수 없는 그들의 사정이 대체 뭘까?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전화가 있었을까. 그런 사람들이 맘 편하게 공연장에 앉아있을 리 없지.
휴대폰 끄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연 내내 전화기를 손에 꼭 쥐고, 틈날 때마다 폴더를 열고 닫으며,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사람들, 마치 휴대폰 전원을 끄면 자신의 존재조차 잃어버리는 것처럼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궁금해진다. 대체 그들에게 휴대폰이란 무슨 의미일까.

글_ 박새봄(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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