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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괌 美군기지 촬영"…신원식 "김정은 기쁜 나머지 오버한 것"

중앙일보

입력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지난 21일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활용해 괌의 미군기지를 촬영했다고 주장한 것은 "과장된 평가"라며 "김정은이 굉장히 기뻐한 나머지 좀 오버한 것 같다"고 했다.

신 장관은 22일 오후 KBS1 라디오에 출연해 "괌 사진 찍었느니 하는 건 위성 분야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으면 (북한이 발사) 첫날에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뉴스1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21일 오후 10시 43분쯤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쏴 올린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

이후 북한은 이날 오전 관영매체를 통해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천리마-1형'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며 이 위성이 "궤도에 정확히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보도에선 만리경-1호가 태평양 괌 상공에서 미군기지 사진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며 "12월 1일부터 정식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신 장관은 "과장된 평가"라며 "왜냐하면 (정상궤도 진입하더라도 정상적인 정찰 임무 수행하려면 자세 제어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 1·2차 (정찰위성 발사 땐 궤도) 진입에 실패하고 (이번에) 3차에 궤도 진입하니깐 김정은이 굉장히 기뻐한 나머지 좀 오버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 장관은 "저희가 직접 계속 분석한 결과론 (위성체가)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1차 평가하고 있다. 1·2·3단 분리 등 모든 것이 정상"이라면서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엔진 기술에 있어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신 장관은 "단분리나 속도, 고도 등 비행항적 정보로 볼 때 일단 궤도 진입한 것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며 "물론 미측과 최종적으로 다시 서로 정보교환해서 최종평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한국천문연구원의 전자광학 감시체계를 통한 위성 탐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위성전파수신안테나를 통한 위성 위치 추적, 미국 우주군사령부의 위성 정상 작동 여부 평가를 기반으로 한 종합평가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말 만리경-1호의 정상 작동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신 장관은 전했다.

우리 정부는 이날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 중 군사분계선(MDL) 인근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규정한 1조3항의 효력을 "남북 간 신뢰가 정착될 때까지"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신 장관은 "(우리 군) 정찰기들이 북상할 수 있는 소위 비행금지선이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는 것"이라며 "후사면, 북사면에 있는 북한의 주요 군사표적을 지금보다 훨씬 잘 볼 수 있어서 북한의 임박한 전선지역 도발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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