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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비상' 한국, 태국 필로폰 밀수 막자 이 나라 17배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8일 A는 공범들과 공모해 여행용 가방 안쪽 면에 필로폰을 담은 봉투를 숨긴 뒤 기탁 수하물로 등록해 국내로 들여오려다가 인천공항세관 엑스레이(X-ray)검색에서 덜미를 잡혔다. 인천지검

지난달 8일 A는 공범들과 공모해 여행용 가방 안쪽 면에 필로폰을 담은 봉투를 숨긴 뒤 기탁 수하물로 등록해 국내로 들여오려다가 인천공항세관 엑스레이(X-ray)검색에서 덜미를 잡혔다. 인천지검

검찰이 32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밀수하려던 말레이시아인 3명을 적발했다.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산하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영창)은 필로폰 밀반입을 시도한 혐의(특가법 향정)로 말레이시아 국적 A씨(29)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8일 여행용 가방 안쪽 면에 필로폰 5㎏을 담은 봉투를 숨긴 뒤 국내로 반입하려한 혐의를 받는다. 인천공항세관 엑스레이(X-ray) 검색에서 꼬리가 잡혔다. B씨(38)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몸에 필로폰 2.9㎏을 담은 비닐봉투를 붙인 뒤 붉은색 테이프로 감아 국내로 반입하려다가 인천공항 신체검사에서 적발됐다. C씨(47)는 필로폰 약 2.9㎏을 젤리 제품으로 위장해 여행용 가방에 숨긴 뒤 반입하려다 엑스레이 검사에서 범행이 드러났다. 이들이 들여오려다 압수된 필로폰은 총 10.9㎏으로 약 36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검찰은 이들이 말레이시아 마약 제조책들의 의뢰를 받고 국내로 마약을 들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유통책과의 연결성 등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피의자 정보를 말레이시아 당국에 전달해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17배 늘어난 말레이발(發) 마약 밀수 

 백해룡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밀반입 필로폰 국내 유통 범죄조직 검거' 브리핑 중 압수한 필로폰을 공개하고 있다.  영등포서는 나무도마로 위장해 밀반입한 필로폰 74kg(시가 2200억원 상당)을 유통시킨 국제연합 3개조직 26명을 검거, 이중 관리?유통책 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뉴스1

백해룡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밀반입 필로폰 국내 유통 범죄조직 검거' 브리핑 중 압수한 필로폰을 공개하고 있다. 영등포서는 나무도마로 위장해 밀반입한 필로폰 74kg(시가 2200억원 상당)을 유통시킨 국제연합 3개조직 26명을 검거, 이중 관리?유통책 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뉴스1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국내로 밀수되는 필로폰양은 급격히 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올해 1~10월 말레이시아에서 온 여행객으로부터 압수한 필로폰 양은 총 51㎏이다. 지난해(3㎏)와 2021년(12.4㎏)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난달엔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말레이시아에서 제조한 필로폰을 국내에 대량 반입한 혐의로 한국·말레이시아·중국 조직원 14명을 적발해 13명을 구속송치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필로폰 27.8㎏을 압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말레이발 마약류 반입이 확연히 늘었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말레이시아에서 제조한 필로폰 반입이 급증한 배경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당국은 필로폰 생산 요충지로 꼽히던 골든트라이앵글(태국·미얀마·라오스 접경지역) 일대 마약류에 대한 감시망이 강화된 데 따른 풍선효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 마약 밀수조직이 말레이시아를 새로운 생산기지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마약 조사업무를 맡은 세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주도하는 마약밀매 조직이 출현하고 있단 첩보가 있다. 이들이 한국으로 마약류 반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마약류퇴치 국제협력회의에서 말레이시아 경찰청 마약수사국과 마약류 밀수사건에 대해 공조수사를 강화하기로 협의했다. 마약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경찰 간부는 “해외에서도 국내 마약 시장 규모가 예전보다 커졌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외 마약밀매 조직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한국으로의 마약반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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