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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외화 방파제'인 순대외금융자산 1016조...역대 두번째 多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한국의 대외 지급능력을 의미하는 순대외금융자산이 올해 3분기 기준 7854억 달러(약 1016조원)로 역대 두번째를 기록했다. 대외금융자산을 팔면 달러를 들여올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외화방파제가 그만큼 두터워졌다는 의미다. 단기외채(달러빚)가 크게 줄면서 한국의 대외지급능력과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외채 줄며 외채 건전성도 양호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 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7854억 달러로 6월 말 대비 214억 달러 증가했다. 2022년 3분기(8107억 달러)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다. 곳간이 불어난 건 내국인의 해외 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자산 감소 폭(-208억 달러)보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뜻하는 대외금융부채의 감소 폭(-422억 달러)이 더 컸던 영향이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국내 주가 하락, 미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요인의 영향으로 전분기 말 대비 422억 달러 감소했다. 그만큼 주식ㆍ외환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많이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3분기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폭은 -2.4%, 코스피 하락률은 -3.9%였다.

다만 한국의 대외건전성 지표인 경상수지가 3분기에 흑자를 나타내면서 거래요인(+114억 달러)의 영향으로 대외금융자산 하락 폭이 줄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비거래요인은 환율이나 국내외 주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예단하기 어렵지만, 거래요인인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된다면 순대외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외채 건전성도 좋아졌다. 9월 말 기준 대외채무는 6493억 달러로 전 분기말 대비 157억 달러 감소했다. 특히 1년 이내 갚아야하는 달러 빚인 단기외채가 203억 달러 줄었는데 이는 외국인의 단기 투자가 감소한데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부채(현금 및 예금)가 79억 달러나 줄었기 때문이다. 예금취급기관의 현금 및 예금은 미국의 이란 금융제재에 따라 국내은행에 동결돼 있던 이란 원화자금 약 60억 달러(약 8조원)가 지난 9월 국외로 이전되면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단기외채가 큰 폭으로 줄며 한국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율,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중도 개선됐다. 준비자산(외화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4.2%로 전 분기보다 4.2%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분기(33.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체 대외채무(장기+단기외채) 중 단기외채의 비중은 21.8%로 1994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낮았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면서 장기외채가 61억 달러 늘었지만 단기외채는 줄면서 외채 건전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 팀장은 “한국의 대외건전성은 대외지급능력 제고, 단기외채비중 하락 등으로 전 분기에 비해 개선됐고 전체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향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양상,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장기화 가능성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대내외 거시건전성 및 외환시장을 주의깊게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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