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 회장 취임…"국민과 함께 성장하겠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KB금융

양종희 KB금융지주 신임 회장이 '상생 금융'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한 양 회장은 금융권 현안을 해결하면서 '리딩 그룹'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도전을 안게 됐다.

양 회장은 21일 취임식에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그룹 상징색인 노란 넥타이를 맨 그는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많은 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금융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함을 가슴 깊이 느낀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경영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주는 경영 ▶주주의 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 등 4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 앞세운 '상생 경영'에 관해 양 회장은 "기업도 재무적 가치뿐 아니라 고객과 사회적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해야만 지속해서 전진할 수 있다"며 "이것이 대한민국 금융의 스탠더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약속하면서 "진정한 금융인의 품격은 고객의 신뢰로부터 나오고, 사고 없는 모범적 금융기관이 되는 것에서 비롯한다"고 했다.

아울러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정당하게 대우받는 기업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회·고객·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가치가 결국 KB의 기업가치 향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주주가치 성장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최근 정부와 금융 당국이 금융지주에 서민금융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현안부터 풀어가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양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상생 경영'을 강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 회장은 전날 금융 당국과 주요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첫 공식 석상에 나선 바 있다.

KB금융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을 성공적으로 꾸려가는 것 역시 핵심 과제다. 양 회장도 지난 9월 "신용 리스크(위험)와 부코핀(인도네시아 현지 계열은행) 정상화 문제, 전환기에 나타날지 모르는 조직 이완 현상 등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연말에는 KB금융 계열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예정돼 있다. 계열사 11곳 중 9곳의 10명 임기가 올해 12월 말 끝난다. '양종희 시대'의 첫 과제이자, 경영 방향성을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날 출근길에서는 연말 인사와 향후 조직 방향 등에 관해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며 말을 아꼈다.

양 회장은 KB금융 비은행 부문 성장을 이끈 '전략·재무통'으로 꼽힌다. 양 회장의 임기는 2026년 11월 20일까지 3년이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