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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41년 숙원사업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첫발 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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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20일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국립공원 에서 열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20일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국립공원 에서 열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이 20일 강원 양양군에서 열렸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첫 삽을 뜨게 된 것은 1982년 사업계획 수립 이후 41년 만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이날 오후 2시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식을 개최했다. 착공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진태 강원지사, 김진하 양양군수를 비롯해 지역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색케이블카는 몸이 불편한 분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가 자유롭게 이동하고 문화를 누릴 기회를 주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환경 훼손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는 만큼 강원도와 양양군은 준비한 대책을 충실히 이행해 상생 모델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오색케이블카는 설악산국립공원 오색~끝청 해발 1430m 지점, 3.3㎞를 연결한다. 상·하부 정류장과 산책로, 중간지주 6개가 건설된다.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에서 직선거리로 1.5㎞ 떨어진 ‘끝청’은 등산로로 걸어 올라가면 1시간30분가량 걸린다. 하지만 8인승 케이블카를 타면 14분28초 만에 도착할 수 있다.

한쪽에서 설악산지키기국민행동 회원이 착공 반대 시위를 하는 모습. [뉴스1]

한쪽에서 설악산지키기국민행동 회원이 착공 반대 시위를 하는 모습. [뉴스1]

케이블카 53대가 시간당 최대 825명을 수용할 수 있다. 상부 정류장에는 산책로와 전망대가 놓인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2025년 말까지 공사를 마친 뒤 시험 가동을 거쳐 2026년 초 상업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오색케이블카 운영으로 지역경제 유발효과 1369억원, 고용 창출 933명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1982년 양양군이 관광 활성화 목적으로 추진했다. 40년이 넘도록 지역 경제 활성화와 환경 파괴 주장이 맞서면서 지지부진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9월 조건부 허가를 받아 사업이 본격화하는 듯했다. 하지만 찬반 논란이 일자 원주지방환경청이 2016년 11월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하면서 다시 중단되는 등 오랜 기간 갈등이 이어졌다. 여기에 환경부가 2019년 환경영향평가에서 ‘부동의’ 결론을 내리며 사업이 좌초될 뻔했는데 양양군이 행정심판에서 승소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이후 지난 2월 환경 파괴를 최소화를 조건으로 ‘조건부 동의’ 결론이 났다.

이처럼 오랜 기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사업비는 두배가 됐다. 2015년 최초 설계 당시 사업비는 587억원이었으나 환경영향평가에 8년이 소요되면서 1172억원(도비 224억원, 군비 948억원)으로 늘어났다. 실제 공사는 내년 3월쯤 진행될 전망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연간 300만명에 달하는 설악산 등산객을 분산해 등산로 주변 환경 파괴를 막아줄 것”이라며 “강원도가 그 누구보다 앞장서 설악산을 보존할 것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설악의 비경과 동해 풍광을 마음껏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설악산 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2022년 기준으로 전국에 설치된 관광용 케이블카는 총 41대지만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국립공원 상징인 설악산에 케이블카 건설이 시작되면 국립공원을 포함한 많은 산지에 케이블카, 산악 열차 등의 사업이 진행될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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