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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청 지하 비상 지휘소, 50년만에 시민에 개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20면

충북도가 비상 지휘소로 사용했던 도청사 인근 ‘당산 터널’을 50년 만에 개방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20일 청주시 상당구 대성동 당산 터널에서 옛 충무시설 개방행사를 열고 “빈 터널을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와 연계한 원도심 복합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산 터널은 1973년 암반을 깎아 만든 공간이다. 전쟁과 같은 위기 상황 때 사용하는 비상 지휘시설로, 을지연습 등 군사 훈련 때는 대책 회의를 열었다. 긴 복도에 크고 작은 방 14개가 연결돼 있다.

본 터널은 부지 7501㎡에 건축 면적 2156㎡다. 정문에서 후문까지 터널 길이는 200m다. 폭은 4m, 높이 5.2m의 아치형 천장 구조로 만들었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에 따른 누수, 높은 습도, 전산 장비 보관 문제가 지속 제기돼 왔다. 2020년 안전점검에서 C등급 판정을 받기도 했다. 김은관 충북도 민방위팀장은 “여름에는 제습기를 가동해도 1시간 만에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라며 “벽과 천장에서 물이 새 훈련 때마다 장비 설치와 철거가 반복됐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지난 9월 충무시설 공사비 6억5000만원을 확보해 지휘시설을 산하기관 지하로 이전했다. 당산 터널은 특별교부세 10억원을 들여 철거 공사를 마치고, 지난 17일 보안구역 해제 심의를 통과해 개방이 가능해졌다. 도는 당산 터널을 전시 공간 등으로 꾸밀 계획이다.

충북도는 기존 청사 시설을 재활용한 공간을 잇달아 조성했다. 지난 5월 문서고로 쓰이던 옛 충북 산업장려관(등록문화재)을 휴게·전시 공간으로 바꿨다. 1936년 12월 문을 연 산업장려관은 상품전시와 상공 물산 장려관으로 쓰였다. 청사 구석에 방치돼 문서고로 쓰이던 것을 설치 미술 전시와 휴식 공간으로 고쳤다.

도청 신관 옥상 하늘정원(600㎡ 규모)에는 산책로를 만들고 3500여 본의 화초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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