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활한 송영한 "스피스에게 승리한 2016년보다 샷감 좋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송영한이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를 마친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성호준 기자

송영한이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를 마친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성호준 기자

2015년 조던 스피스는 파죽지세였다. 2014년 12월 PGA 투어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우승한 스피스는 2015년 마스터스에서 4타 차로 그린재킷을 입고 US오픈에서도 챔피언이 됐다.

그랜드슬램을 하지는 못했지만 스피스는 나머지 두 개의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경쟁했다. 디 오픈에서는 한 타가 부족해 연장전에 가지 못했고 PGA 챔피언십에서는 2위를 했다.

이후에도 스피스의 질주는 계속됐다.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과 2016년 첫 경기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했다. 스피스는 그러나 1월 말 “전세계에 골프를 널리 퍼뜨리겠다”며 아시안 투어 겸 일본 투어 대회 싱가포르 오픈에서 나갔다가 우승경쟁에서 패했고 이후 기세가 꺾였다.

싱가포르 오픈 패배 이후 스피스는 이전의 스피스가 아니었다.

스피스를 꺾은 선수는 고운 외모로 ‘어린왕자’라는 별명을 가졌던 송영한이었다. 송영한이 아니었다면 스피스는 2016년 이후에도 대단한 활약을 했을지도 모른다.

‘골든 보이’ 스피스에게 상처를 준 송영한도 이후 평탄치는 않았다. 2013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인왕, 2015 일본 투어 신인왕인 송영한은 스피스를 꺾은 2016년 일본 투어 상금랭킹 4위였다가 이듬해 10위가 됐고 이후 40위권대로 밀렸다. 싱가포르 오픈 우승이 그의 유일한 우승이었다. 2019년 군복무로 공백도 있었다.

지난해는 일본 투어 시드를 잃을 위기였다. 19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 대회장에서 만난 송영한은 “작년에 이대로 가다가는 도저히 경쟁력이 없고 은퇴하는 게 낫겠다 싶어 친구인 이정우 프로의 도움으로 스윙교정을 했다. Q스쿨이나 2부 투어로 갈 각오도 했다”고 말했다.

2016년 싱가포르 오픈 우승자 송영한(오른쪽)과 2위 조던 스피스가 셀카를 찍고 있다. 중앙포토

2016년 싱가포르 오픈 우승자 송영한(오른쪽)과 2위 조던 스피스가 셀카를 찍고 있다. 중앙포토

투어 프로의 스윙 교정은 큰 모험이다. 성공한다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나 송영한의 도박은 대성공이었다. 송영한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깨달음을 얻었고 그 대회에서 톱 10에 들면서 출전권을 지켰고 올해 성적이 좋아졌다”고 했다.

송영한의 일본 에이전트인 쿠스타니 나오미는 “얼굴 인상과 달리 송영한 선수는 엄청 독하다. 지난해 심한 부진 속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결국 이겨내더라”고 말했다.

송영한은 “일단 티샷 거리가 20m 정도 늘었다”면서 “백스윙 때 힘이 아래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젠 약간 위로 가도록 바꿨다”고 했다. 이전보다 지면반력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리가 늘었다고 반드시 성적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더 중요한 건 그린 적중률이다. 송영한의 그린적중률은 지난해 65.8%(58위)에서 올해 74.7%(1위)가 됐다.

그린적중률 1위라면 골프가 쉽다. 송영한의 평균 타수는 지난 시즌 71.8에서 올 시즌 70.1타로 줄었다. 평균 1.7타 차이로 4라운드엔 6.8타다. 투어에서는 하늘과 땅 차이다. 송영한의 상금랭킹은 지난해 51위에서 5위가 됐다. 지난 8월 7년7개월 만에 우승 감격을 맛봤고 2등도 4번이나 했다.

송영한은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에서 2언더파 공동 17위를 했다. 송영한은 “이번 주엔 운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샷이 좋아져 어디서든 경쟁해 볼만하다”고 했다.

올해 32세인 송영한은 더 이상 어린 왕자는 아니다. 곱상한 얼굴로 스피스를 꺾었던 2016년과 지금을 비교하면 어떨까. 송영한은 “그때는 퍼트가 좋아서 우승했다. 샷은 지금이 훨씬 좋고 전체적인 경기가 안정됐다. 내년 시즌을 마치고 미국 투어 진출을 시도하겠다”고 했다.

한편 50주년을 맞은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는 처음으로 아마추어 우승자가 나왔다. 유일한 아마추어 참가자인 스기우라 유타(22)는 메이저대회 우승자인 브룩스 켑카, 윈덤 클락, 마쓰야마 히데키 등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12언더파로 3타 차 우승했다.

미야자키=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