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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 180만원 썼다"…한복 입은 MZ 중국인이 제주서 노는 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대 중국인, 한복 입고 조선시대로 여행 

중국 상하이에서 제주를 찾은 MZ세대 관광객 왕이린(24·왼쪽)이 지난 13일 제주시 제주목 관아 정원에 심어진 재래귤 나무를 배경으로 SNS에 올릴 사진 촬영을 친구(오른쪽)에게 부탁해 촬영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중국 상하이에서 제주를 찾은 MZ세대 관광객 왕이린(24·왼쪽)이 지난 13일 제주시 제주목 관아 정원에 심어진 재래귤 나무를 배경으로 SNS에 올릴 사진 촬영을 친구(오른쪽)에게 부탁해 촬영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3일 낮 12시 제주시 삼도2동 제주목 관아. 한복을 입은 20~30대 중국인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찾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곳은 조선시대 제주목 관아를 재현해 놓은 데다 다양한 재래종 감귤나무가 있어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인 왕이린(24·상하이)은 "중국인이 주로 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홍슈(小红书)’에 게시된 제주목 관아 등 사진을 보고 찾았다”라며 “한복을 입고 고궁을 걸어보고 싶었는데, 제주목 관아는 감귤밭이 있어 더 아름답다”고 말했다. 왕씨는 이어 “샤오홍슈에는 섭지코지, 애월 한담해안과 주변 카페, 제주시내 맛집 등이 인기 장소로 등장한다”라고 덧붙였다.

한복 대여 주말엔 하루 70~80명  

지난 13일 오후 제주시 제주목 관아 인근의 한복대여업체에서 중국인 MZ세대 관광객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한복을 선택해 입어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3일 오후 제주시 제주목 관아 인근의 한복대여업체에서 중국인 MZ세대 관광객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한복을 선택해 입어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중국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제주 주요 관광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월까지 제주목 관아를 찾은 8만4406명 중 29%(2만4550명)가 외국인이었다. 제주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이 가운데 대부분은 젊은 중국인이라고 한다. 제주목 관아 인근에서 한복대여서비스업을 하는 김모씨는 “평일 30~40명, 주말엔 하루 70~80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복을 빌려 간다”며 “대부분은 중국인 20~30대”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자유여행 선호도 높아

중국인 MZ 세대들은 '샤오홍슈' 등 SNS 검색(사진)을 통해 해외여행에 나서고 있다. 최충일 기자

중국인 MZ 세대들은 '샤오홍슈' 등 SNS 검색(사진)을 통해 해외여행에 나서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관광공사는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국인 관광 유형이 단체 여행객에서 MZ세대 중심의 개별 여행으로 바뀌는 추세”라며 “관광 트렌트 변화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관광공사는 2021년 10월 12일부터 26일까지 15일간 중국 SNS 웨이보와 설문조사 플랫폼 원줸싱을 통해 중국인 총 1만1025명을 대상으로 중화권 소비자 여행 트렌드 설문조사를 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됐을 때 여행방식’을 묻는 말에 ‘자유여행’(41.7%) 선호도가 ‘단체여행’(39.6%)보다 높게 나왔다. 전문가들은 MZ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SNS에서 조사된 결과인 만큼 중국 젊은 층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직접 찾는 카페·맛집 투어 수요 커져

중국 MZ세대 관광객들이 지난 13일 제주시 제주목 관아의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중국 MZ세대 관광객들이 지난 13일 제주시 제주목 관아의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또 지난 9월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유커 유입과 중소·소상공인 대응 전략’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중국인 관광객 소비패턴 특징 3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가 최근 해외여행을 1980년대 이후 출생한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체험 중심 여행 선호, 세번째는 모바일 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소비 증가 등이다. 쇼핑 위주 단체관광보다 개별관광객이 직접 찾는 카페투어, 맛집투어 등 로컬 체험 중심 자유관광 수요가 커졌다.

“3박 4일간, 두 명이 180만원 써”

지난 13일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탕쟈치(25·베이징)는 "친구와 둘이 1만위안(약 180만원)을 제주여행비용으로 사용했다"고 했다.

지난 13일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탕쟈치(25·베이징)는 "친구와 둘이 1만위안(약 180만원)을 제주여행비용으로 사용했다"고 했다.

지난 12일 제주시 연동 한 호텔에 묵은 산커 탕쟈치(25·베이징)는 “상하이에 사는 친구와 3박4일간 제주 여행을 위해 원화로 180만원 정도 썼다”라며 “요즘 중국 젊은 층은 여행지 특정 포인트와 맛집을 집중적으로 찾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제주관광공사 글로벌마케팅 노석주 매니저는 “중국 젊은 세대는 여행시 겪은 불편한 점은 바로 SNS에 관련 후기를 남긴다”며 “여행업계도 과거와 달라진 중국인 관광객 특징을 분석해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5일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33만6053명으로 지난해 8017명보다 4091.8% 넘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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