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PGA 마스터스 빼닮은 일본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65호 20면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야자키 피닉스 골프장.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처럼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성호준 기자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야자키 피닉스 골프장.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처럼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성호준 기자

일본 미야자키현 피닉스 골프장에서 16일 개막한 일본프로골프투어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는 역대 우승자가 화려하다. 세베 바예스트로스(2회), 톰 왓슨(2회), 어니 엘스, 데이비드 듀발, 리 웨스트우드, 타이거 우즈(2회), 파드릭 해링턴, 루크 도널드(2회), 브룩스 켑카(2회) 등이 우승컵을 들었다.

대회는 일본 던롭이 “세계 최고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는 대회를 만들자”며 1974년 만들어 올해로 50회가 됐다. 냉정히 말하면 마스터스를 본땄다. 이름도 마스터스 토너먼트처럼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로 지었고 마스터스처럼 한 골프장에서 열린다. 피닉스 골프장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처럼 소나무가 많고 그린은 빠르고 경사가 심하다. 또한 골프장 안에 광고판은 하나도 없고, 캐디는 마스터스처럼 점프수트를 입는다.

마스터스의 본질은 최고 배우(선수)들이 출연해 최고 무대(코스)에서 최고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다.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도 당대 최고 선수들을 초청했다. 잭 니클라우스, 그렉 노먼, 프레드 커플스, 필 미켈슨, 비제이 싱 등도 미야자키 땅을 밟았다.

이번 50회 대회에는 올해 메이저 우승자인 브룩스 켑카와 윈덤 클락, 2021년 마스터스 우승자 마쓰야마 히데키 등이 참가했다. 물론 이 선수들에게 초청료를 주지만 우즈와, 바예스트로스, 톰 왓슨 등이 우승한 대회라는 권위 때문에 최고 선수들을 부르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골프에서는 세계랭커라도 시차, 잔디, 음식, 컨디션 적응 때문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올해 US오픈 우승자인 윈덤 클락은 “피닉스 골프장은 길면서도 좁아 볼 스트라이킹이 거의 완벽해야 하며 그린은 무척 빠르고 경사도 심해 모든 것을 갖춘 선수가 우승할 코스”라고 말했다. 또한 소나무와 그린이 오거스타 내셔널과 흡사해 마스터스를 경험한 세계 랭커들이 유리한 점도 있다.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한 양지호는 “일본 투어에서 우승할 대회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출전하며 코스도 훌륭하고 선수를 예우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국뽕’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1974년 대회 창설 후 11회 동안 일본 선수 우승이 없었다. 1985년 나카지마 츠네유키(토미 나카지마)가 우승하고 일본 선수가 또다시 우승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이 대회 관중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는 선수를 응원한다.

던롭 피닉스가 마스터스와 비할 바는 아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으로 상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 올해 총상금은 2억엔(약 17억원)으로 237억원인 마스터스의 7%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세계 랭킹 50위 이내 너댓명이 참가하는 던롭 피닉스를 50명 전원이 참가하는 마스터스와 비교하긴 어렵다. 그래도 마스터스에 가장 근접한 대회로 볼 수 있다. “우리가 최고 대회”라고 외치는 한국 골프 대회들도 배울 점이 많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