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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아트홀 주변 서울광장과 맞먹은 공원 들어선다…대규모 클래식 공연장까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존 호암아트홀 건물 4~9층에 들어설 예정인 대규모 클래식 전용 공연장. [사진 서울시]

기존 호암아트홀 건물 4~9층에 들어설 예정인 대규모 클래식 전용 공연장. [사진 서울시]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호암아트홀이 세계적 수준의 음향 시설을 갖춘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바뀐다. 또 새 공연 주변에는 대규모 녹지가 조성된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제18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중구 순화동 7번지 ‘서울역-서대문 1·2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1지구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시, 정비 계획안 수정 가결

현 호암아트홀 건물 부지에 조성할 개방형 녹지. 대지의 절반이 넘는 부지에 녹지를 조성한다. [사진 서울시]

현 호암아트홀 건물 부지에 조성할 개방형 녹지. 대지의 절반이 넘는 부지에 녹지를 조성한다. [사진 서울시]

서소문역사공원과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사이에 있는 호암아트홀은 1985년 지은 적갈색 대리석 건물이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호(호암·湖巖)를 따서 건물 이름을 지었다. 삼성생명이 소유한 호암아트홀은 시설이 낡아 2017년부터 외부 대관을 중단했다.

이날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호암아트홀과 이 일대 대지의 절반이 넘는 부지(51.4%·8388.8㎡)에 녹지를 조성한다. 서울시가 건축 규제를 풀어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녹지생태 도심 재창조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대신 용적률은 최고 1040.2%로 높게 적용했다.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 비율이다.

‘203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전체면적의 30% 이상을 개방형 녹지로 조성하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최대 100% 제공한다.

재정비 이후 서소문 일대는 서울광장(1만3207㎡)과 비슷한 크기인 1만3205㎡ 규모의 대형 녹지가 들어선다. [사진 서울시]

재정비 이후 서소문 일대는 서울광장(1만3207㎡)과 비슷한 크기인 1만3205㎡ 규모의 대형 녹지가 들어선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호암아트홀 이외에도 서소문 일대 빌딩 정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암아트홀과 인접한 중앙빌딩·서소문빌딩·동화빌딩 등이 호암아트홀처럼 지상층 부지 상당 부분을 녹지로 꾸민다. 이렇게 하면 서소문 일대는 1만3205㎡ 크기의 대형 녹지가 들어선다. 이는 서울광장(1만3207㎡)과 크기가 비슷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행·녹지·경관을 연계해 빌딩이 있는 지상을 1개 구역으로 통합한 계획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대지 절반 이상, 개방형 녹지로

재정비 이후 호암아트홀 건축물 투시도. [사진 서울시]

재정비 이후 호암아트홀 건축물 투시도. [사진 서울시]

서소문 랜드마크 빌딩으로 다시 태어나는 건축물(이름 미정)엔 클래식 전용 공연 시설과 업무시설, 문화·집회 시설, 판매시설 등이 들어선다. 지형 차를 고려해 지면과 접하는 지하 1층∼지상 2층에는 판매시설을 배치한다.

클래식 공연 시설은 1200석 규모를 갖춘다. 현재 647석인 호암아트홀보다 2배 가까이 커진다. 공연장을 지상 4~9층에 배치해 저층부 외부 공간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서울 한강 이북에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 들어서는 건 이곳이 처음이다. 현재 서울 클래식 전용 공연장은 서초구 예술의 전당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뿐이다. 세종문화회관은 클래식 전용이 아닌 다목적 공연장이다.

서울시는 시행사인 삼성생명 측에 물을 모티브로 한 클래식 공연장을 설계해달라고 주문했고, 삼성생명 측도 이를 수용했다. 현재 호암아트홀은 지형이 다소 비탈진 곳에 있다. 이런 점을 고려, 낙수차를 이용해 물이 흐를 수 있는 설비를 지상에 설치해달라는 주문이다. 또 건물 저층부에 들어설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이 클래식 전용 공연장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꾸밀 계획이다.

서울시는 오는 2024년 하반기까지 호암아트홀을 철거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호암아트홀은 담장과 옥외 주차장으로 둘러싸인 폐쇄적인 구조로 그간 도시 공간을 단절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비효율적인 공간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대규모 열린 정원과 새로운 문화·업무 복합공간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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