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컴백’ KT 문성곤-허훈 “우승 원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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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수원 KT 허훈(왼쪽)과 문성곤이 15일 수원 KT빅토리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상무에서 제대한 허훈과 왼쪽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문성곤은 18일 서울 SK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른다. 수원=김종호 기자

프로농구 수원 KT 송영진(45) 감독은 요새 미소가 절로 나온다. 개막 초반 3연패를 당해 걱정이 많았지만, 최근 5연승을 달리면서 금세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간 덕분이다. 초보 사령탑인 송 감독의 미소는 더욱 환해질 전망이다. 2라운드를 맞아 천군만마가 둘이나 함께 합류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핵심 포워드 문성곤(30)과 주전 포인트가드 허훈(28)이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한 문성곤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갓 제대한 허훈을 15일 수원 KT빅토리움에서 만났다. 동반 복귀를 앞둔 둘은 “우리가 왔다고 전력이 확 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우승을 원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 완벽한 호흡으로 KT를 정상으로 올려놓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문성곤은 KBL이 인정하는 수비형 포워드다. 최근 4년 연속 최우수수비상을 독식할 만큼 상대를 질식시키는 수비가 최대 장기로 꼽힌다. 학창시절까지는 3점 슈터로 유명했지만,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비력을 길렀다. 이 장점을 앞세워 태극마크도 자주 달았다. 그리고 지난 비시즌 FA 계약을 통해 친정팀 안양 KGC(현 안양 정관장)를 떠나 KT로 향했다.

문성곤은 “이적은 당연히 쉽지 않았다. 그러나 KT가 나를 원했고, 나 역시 KT의 제안이 만족스러웠다. 환경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농구를 잘해야 한다는 욕심은 그대로다”고 했다.

‘농구 대통령’ 허재(58)의 아들인 허훈은 친형 허웅(30·부산 KCC)과 함께 KBL의 최고 인기 스타로 불린다. 파워풀한 리딩 능력과 통통 튀는 플레이 스타일로 많은 팬들을 끌어 모았다. 전역일이기도 했던 이날 KT빅토리움에는 허훈의 전역을 축하하는 커피차가 등장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전역 신고를 마치자마자 복귀한 허훈은 “논산 육군훈련소의 5주는 어제처럼 느껴진다. 초코파이의 맛도 생생하다”며 웃고는 “많은 팬들께서 전역을 축하해주셨다. 지금 목표는 하나다. 입대 전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팬들을 만족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수원 KT 허훈(왼쪽)과 문성곤이 15일 수원 KT빅토리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김종호 기자

두 살 터울인 문성곤과 허훈은 어릴 적부터 각종 대회에서 자주 부딪혔다. 라이벌 학교인 경복고와 용산고, 고려대와 연세대를 엇갈려 나와 경쟁의식이 있지만,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절친한 선후배 사이가 됐다. 문성곤은 “(허)훈이와는 정말 오랜 시간 알고 지냈다. 동료로서 볼 때 클러치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경기를 끌어가려는 리더의 마인드가 돋보이는 친구다”고 칭찬했다. 이를 들은 허훈은 “(문)성곤이 형은 터프한 스타일이다. 그간 KT에는 이런 유형의 선수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동생들의 기대가 크다”고 화답했다.

올 시즌 KBL은 혼전 양상이다. 원주 DB가 개막 7연승 행진을 앞세워 단독선두로 먼저 치고 나가자 정관장과 KT가 바짝 뒤를 쫓는 형국이다. 문성곤과 허훈 없이 1라운드를 3위(6승3패)로 마친 KT로선 이들이 합류하는 2라운드가 도약의 기회다. 문성곤은 “우리가 왔다고 해서 전력이 확 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지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고 평가했다. 허훈은 “친형인 허웅이 있는 KCC가 경계대상이다. 지금 성적은 좋지 않아도 전체적인 전력이 좋아서 앞으로 정말 무서워질 수 있고 본다”고 전망했다.

프로농구 수원 KT 허훈이 전역일이었던 15일 자신의 팬들로부터 받은 커피차 선물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수원=고봉준 기자

문성곤과 허훈은 18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 SK와의 홈경기를 통해 팬들을 만난다. 개막 직전 햄스트링을 다친 문성곤은 KT 데뷔전, 병역의 의무를 마친 허훈은 전역 복귀전이다.

이적하자마자 주장까지 맡은 문성곤은 “FA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는데 빨리 뛰지 못해 감독님과 동료들, 팬들에게 죄송했다”면서 “일각에선 ‘문성곤은 KGC 소속이었으니까 주전으로 뛰었다’라는 말을 하시더라. 나가면 별 볼일 없을 것이라는 혹평도 많이 받았다. 그 말이 전혀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훈은 “우승을 원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 그동안 KT는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는데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는 꼭 정상까지 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