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음주車 치여 은퇴한 축구선수…그를 몰래 도운 건 구자철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파이널B 제주 유나이티드와 FC서울 경기에서 유연수 선수의 은퇴식이 열렸다. 김현희 단장과 유연수 선수, 그의 가족들. 사진 제주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캡처

지난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파이널B 제주 유나이티드와 FC서울 경기에서 유연수 선수의 은퇴식이 열렸다. 김현희 단장과 유연수 선수, 그의 가족들. 사진 제주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캡처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하반신 마비로 은퇴한 축구선수 유연수에게 같은 소속 팀이었던 선배 구자철이 도움의 손길을 건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YTN '뉴스라이더'는 유연수 전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와 그의 아버지 유웅삼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연수는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사거리에서 사고를 당했다. 당시 그는 동료 선수, 트레이너와 함께 출근길에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였다.

당시 가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치를 넘었다. 이 사고로 유연수는 25살의 젊은 나이에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고 1년 만에 은퇴하게 됐다. 하지만 가해자는 연락 한 통 없었고,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사고 관련 재판 중인데, 같은 팀 선배였던 구자철이 발벗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구자철(34).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구자철(34). 연합뉴스

아버지 유웅삼씨는 "지난 10월 26일 첫 공판이 있었다. 연수는 재활, 나는 간병, 연수 엄마는 출근해야 해서 갈 수 없었다. 선임한 변호사도 제주도에 내려가지 않았다"며 "그런데 구자철 선수 변호사가 '저희가 공판에 참석해서 변론해도 괜찮냐'는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야 감사하죠' 했었는데 나중에 연락을 받아보니 하반신 마비인데 32주 진단으로 해서 일반상해로 기소가 됐다고 하더라. 그 부분을 구자철 선수 변호사가 변론해 중상해로 공소장이 변경됐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구자철은 유연수에게 따로 연락해 위로를 건넸다고 한다.

유연수는 "사고 나고 연락이 왔다. 자철이 형이 당시 카타르월드컵 때문에 카타르에 있었는데, 자신이 과거 인종차별을 당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왔는지 내용이 담긴 장문의 카톡을 보내줬다"며 "그걸 보면서 힘을 얻고 버텼다"고 말했다.

한편 유연수는 패럴림픽으로 인생 2막을 꿈꾸고 있다.

그는 "알아보니 장애인 스포츠가 잘 돼 있더라.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해본 뒤 패럴림픽에 나가고 싶다"며 "얼마 전에 병원에서 하는 체육대회가 있어서 나갔는데 운 좋게 1등 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