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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RBM 고체연료 엔진 개발에 러시아 지원 가능성 제기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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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활용할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활용할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1일과 14일 지상 분출 시험을 했다고 밝힌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용 고체연료 엔진의 개발을 러시아가 돕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5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독일 미사일 전문가인 로버트 슈머커 박사를 인용해 "IRBM용 고체연료 엔진 지상 분출 시험 성공은 통상 수십번의 시험을 통해 이뤄지는데, 북한은 그런 과정 없이 갑자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며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그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독일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실러 박사는 "IRBM을 개발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기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서 3단을 제거하고 1단과 2단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소련이 1970년대에 개발한 2단짜리 IRBM 'SS-20'의 경우 3단짜리 고체연료 ICBM인 'SS-16'에서 맨 윗단을 제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IRBM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을 개발하고 1계단(단계) 발동기의 첫 지상 분출 시험을 11월 11일에, 2계단 발동기의 첫 지상 분출 시험을 11월 14일에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이 러시아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스칸데르)을 모방해 제작됐다는 점을 들어 이번 실험한 IRBM 고체연료 엔진도 러시아 기술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 역시 러시아 기술 연관성에 힘을 보탰다. 사일러 전 담당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미사일 관련 기술을 이전했을 것으로 믿는 거래가 이뤄진 직후에 이번 시험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러시아 기술이 연관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그동안 국가 차원에서 다른 나라에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바뀌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은 북한이 그동안 자체적으로 고체연료 추진체를 개발해왔다며, 이번 IRBM 고체연료 엔진 시험에 러시아 기술이 사용됐다고 판단할만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미사일은 액체연료를 쓰는 미사일과 달리 발사에 앞서 연료 주입이 필요 없어 기동성이 뛰어나고,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다. 북한이 현재 보유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KN-23·KN-24·KN-25 등 단거리탄도미사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북극성 2형, ICBM인 화성-18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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