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훈련받고 또 뛰고…몬스터도 지친다

김민재

“이대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독일 슈포르트1는 14일(한국시간) 2026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수비수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사진)의 올 시즌 출전 기록을 분석하며 이렇게 우려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김민재는 뮌헨이 치른 분데스리가 11경기 총 990분의 경기 시간 중 959분을 뛰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경기에서도 모두 활약했다. 컵 대회까지 포함하면 올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1453분을 소화했다. 올 시즌 1400분대를 뛴 뮌헨 선수는 김민재와 윙어 르로이 사네(1474분), 풀백 알폰소 데이비스(1468분·이상 18경기) 등 3명뿐이다. 다만 사네와 데이비스는 김민재보다 한 경기 더 출전해 쌓은 기록이다. 따라서 김민재가 팀에서 가장 많이 뛴 선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김민재가 이렇게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한 건 팀 내 부상자가 많기 때문이다. 김민재와 발을 맞추는 주전급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흐트(24)와 다요 우파메카노(25)는 각각 무릎과 허벅지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더리흐트와 우파메카노는 교대로 출전하고 있다. 경기 중반 교체하는 방식이다.

김민재만 최근 11경기(리그·컵대회) 연속 풀타임을 뛰었다. 비시즌에도 제대로 쉬지 못한 탓에 피로가 누적된 게 문제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이탈리아)에서 센터백을 맡아 45경기(리그·컵대회)에 걸쳐 3878분간(팀 내 3위)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시즌 직후인 지난 6월 중순엔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3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이어 7월 초 퇴소하자마자 뮌헨으로 이적하느라 지난 여름 거의 쉴 시간이 없었다.

피로가 누적되면서 좋지 않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유럽 정상급 수비수 중에서도 빌드업이 좋기로 정평이 난 김민재는 최근 경기에서 패스 실수를 범하는 빈도가 늘었다. 주 무기인 스피드도 줄었다는 평가다. 일부 독일 언론에선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한다” “몬스터(김민재 애칭)답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으로 향하는 첫걸음을 내디딘다.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랭킹 24위)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155위)를 상대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21일엔 중국 선전에서 중국(79위)과 원정 2차전을 벌인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