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라이프 트렌드&] “국민에게‘하면 된다’정신 심어줘 … 새마을운동 세계화에도 주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8면

국내 최대 국민운동단체 새마을운동중앙회 곽대훈 회장에게 듣는다

“새마을운동은 1970년부터 53년 동안 각 지역에서 돌봄과 나눔, 인프라 개선을 위해 단 한 해도 멈춘 적이 없었습니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빈곤 탈출과 같은 경제적 부흥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우리 사회의 상생·통합에 앞장서고, 지구촌 공동번영에도 기여해야 합니다.”

53년간 돌봄·나눔과 인프라 개선
‘빈곤탈출 및 경제 발전모델’을 넘어
새 목표는 지구촌 공동번영에 기여 

곽대훈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구호가 아닌, 행동하고 실천하면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새마을운동의 역할이다”고 강조한다. 프리랜서 조인기

곽대훈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구호가 아닌, 행동하고 실천하면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새마을운동의 역할이다”고 강조한다. 프리랜서 조인기

지난 6일 경기도 성남의 새마을운동중앙회에서 만난 곽대훈(68)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새마을운동의 공익적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새마을운동중앙회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회원 수가 18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국민운동단체인 새마을운동중앙회 제26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지 53년이 됐다.

“새마을운동은 우리나라가 가난을 극복하고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경제 발전을 이루는 데 밑거름이 됐다. 단순히 농촌 삶의 변화만 가져온 것이 아닌, 국민에게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 ‘다시 새마을운동, 세계와 함께’의 의미는.

“최근 우리 사회는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난이 심화하고 세대 및 지역 간 갈등과 분열로 인한 공동체의 붕괴도 심각하다. 이런 대내외 위기를 기회 삼아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정신을 되새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와 함께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하기 위해 새마을운동의 세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새로운 슬로건으로 정했다.”

-7월 부산에서 ‘새마을운동 글로벌 협력국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새마을운동중앙회가 2016년 창립한 SGL(Saemaul Undong Global League) 소속 46개국 중 30개국의 장·차관을 비롯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300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국제행사였다. 국가별 새마을 시범마을 사업의 모델화와 자생적 확산 방안, 새마을운동의 현지 국가 정책화를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향후 지구촌 새마을운동 성과 공유를 위해 장관회의도 격년제로 개최하기로 했다. 참가국에 국가별 맞춤형 운동 및 정부 정책 차원 시행을 주문하고, 인접 회원국 간의 적극적인 교류·협력을 당부했다.”

유엔서 아프리카 사업모델로 선정하기도 해

-새마을운동 전수를 요청하는 국가가 많다.

“새마을운동이 빈곤 탈출 및 경제 발전 모델로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시작한 지구촌 새마을 시범마을 사업을 통해 많은 개발도상국이 성과를 내고 있다. 유엔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새마을운동을 아프리카 빈곤퇴치 사업 모델로 정하기도 했다. 올해도 10개국(아시아 4개국, 아프리카 3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중남미 2개국) 44개 마을을 시범마을로 조성해 새마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도국이 새마을운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각국이 나름의 방식으로 경제 개발에 나섰는데 잘 안됐고,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도입했을 때 성과가 좋았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새마을운동 추진체계를 갖추고, 각국의 사정에 맞게 접목한 뒤 정부 차원의 농촌 개발 정책으로 추진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하면 된다’는 생각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젊은 세대와 함께하는 활동이 눈에 띈다.

“현재 새마을지도자 17만 명 중 80%는 50세 이상의 장년 및 노년층이다. 그래서 청년의 참여를 이끄는 것이 우리 조직의 과제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지난해부터 전국 73개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64개의 대학새마을동아리를 만들었다. 동아리 학생들은 농촌일손돕기,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과 돌봄, 탄소중립 실천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각 지역 새마을회와도 연대해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7월엔 키르기스스탄과 피지로 첫 해외봉사도 다녀왔고, 겨울방학 때 해외봉사단 2기도 출범할 예정이다.”

젊은 세대 대학동아리·청년연대 통해 동참

-동아리 학생들이 대학 졸업 이후엔 어떻게 활동하나.

“활동의 연속성과 새마을운동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2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청년들이 참여하는 ‘청년새마을연대’를 새롭게 결성했다. 6월 창립총회를 거쳐 12일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청년의 약속’ 선포식을 가졌다. 함께 잘 사는 따듯한 공동체를 만들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지구환경을 지키며, 세계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청년세대가 새마을운동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새마을운동중앙회장으로서 취임 후 1년을 되돌아본 소회는.

“새마을운동의 질적인 변화를 끌어낸 것이 보람이다. 취임했을 때 새마을운동은 여러 정치적인 논란과 정체성 혼란으로 어려움에 부닥쳐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청년들을 새마을운동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새마을운동의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청년들이 새마을운동을 통해 공동체의 소통과 화합,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돌봄과 나눔에 앞장서게 된 것이 기쁘다.”

-앞으로의 계획은.

“새마을운동을 통해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국내에선 기존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며 외연을 확장하고자 한다. 새마을운동의 세계화에도 힘을 쏟겠다. 아프리카의 우간다,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 남태평양의 파푸아뉴기니, 동남아시아의 라오스 등 대륙별 새마을운동 거점국가를 지정해서 성공사례를 인접 국가로 확산시킬 생각이다. 새마을운동이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