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尹 만나긴 했지만 동기들과" 이종석 헌재소장 청문회 쟁점은

중앙일보

입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지난 10일 열린 유남석 전 소장의 퇴임식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지난 10일 열린 유남석 전 소장의 퇴임식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13일 열리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지명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호명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의 친분 논란은 지난달 낙마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주요 시비거리였다.

청문회 전 사전질문지 격인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서면질의와 이에 대한 이 후보자의 답변서에서, 윤 대통령의 이름은 34차례 등장했다.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얼마나 친하느냐” “지명 전 윤 대통령으로부터 언질을 받았느냐” “사적 모임 연 몇 회 갖느냐” “동생이 검사였는데 윤 대통령과 일한 적 없느냐” 등을 궁금해했다.

“尹과는 설법 동기일 뿐, 연락은 주진우가”

국회 추천 몫으로 2018년 헌법재판관이 된 이종석 후보자는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헌법소원(검사징계법 조항 위헌확인)을 냈을 때 연고관계를 이유로 사건을 회피한 바 있다.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 이상의 친분은 없다는 게 이 후보자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진은 지난 4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장 수여식 당시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중앙일보 강정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사진은 지난 4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장 수여식 당시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중앙일보 강정현 기자]

그는 서면 답변을 통해 “정기적으로 사적 만남을 가지지 않는다”며 올해 윤 대통령을 만나긴 했지만 “윤 대통령의 부친상 때 대학 동기들과 단체로 조문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지명 사실은 대통령실 주진우 법률비서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사전에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지나친 신중이 단점”…견해 묻는 질문에도 

본인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망담피단 미시기장(罔談彼短 靡恃己長·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자랑하지 않는다)이 좌우명”이라고 에둘러 말한 이 후보자는, “지나치게 신중하여 빠르게 결정하지 못한다”는 걸 단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정치·사회·역사적 견해를 묻는 질문에 신중한 태도로 일관했다.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노란봉투법 입법,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안, 건국절 논란 등 최근 이슈에 대해 “국회의 계류중인 사안이어서”, “앞으로 헌재에 올 수 있는 사건이어서”, “정치적으로 민감해서”, “역사학계에서도 논란이 있어서” 등의 이유로 “견해를 표명하는 것이 적절치 않음을 양해해 달라”고 일괄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9명 의원이 낸 496개 질문 중 ‘양해’로 답변한 건이 180개에 달한다.

5년 전인 2018년 9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왔던 모습. 오종택 기자

5년 전인 2018년 9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왔던 모습. 오종택 기자

11개월짜리 소장 내정…“잔여 임기만 근무할 것” 

이 후보자는 헌재소장이 되면 중점적으로 추진할 세 가지 과제로 ①인력충원 ②예산확보 ③종이줄이기를 꼽았다. 그는 “헌재 사건이 많이 늘어 심리 지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데 연구부와 사무처의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면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서면기록 등 불필요한 자원 이용 줄이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헌재소장으로서 자신의 임기에 대해선 “전임 박한철, 이진석, 유남석 소장도 잔여임기 동안만 소장으로 근무했는데 저도 관례에 따라 잔여임기 동안만 근무할 생각”이라고 했다. 헌법재판관으로서 이 후보자의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퇴임 후 변호사로 일할 거냐는 질문엔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확답하지 않았다.

위장전입 덕에 30억원 이득…딸 결혼식 질문도  

5년 전 재판관 인사청문회 때 지적받았던 위장전입 사실 등 개인 자질 문제도 반복될 예정이다. 이 후보자는 1982년엔 부친이 자신도 모르게, 1988년과 1993년엔 서울 주택청약 때문에, 1996년엔 배우자가 대출에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위장전입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청약예금 덕분에 배우자 명의로 1995년에 분양받은 송파구 아파트를 1998년에 팔아(3억 2000만원) 서초한양아파트를 샀고(3억7000만원) 이는 재건축으로 반포래미안 아이파크가 돼 2020년 36억원의 매각대금을 안겨줬다고 한다. 작년과 재작년 두 딸의 결혼식에 대해 장소, 하객 수, 축의금 총액까지 묻는 질문엔 “장녀는 명동성당에서, 차녀는 반포 메리어트 호텔에서 했다”는 것 외에는 본인이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