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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유도 에이스 허미미, 퍼스 오픈 우승...파리올림픽 金 청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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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들고 활짝 웃는 허미미(오른쪽)와 63kg급 동메달을 딴 김지수. 사진 허미미

금메달을 들고 활짝 웃는 허미미(오른쪽)와 63kg급 동메달을 딴 김지수. 사진 허미미

 재일동포 출신 한국 여자 유도 간판 허미미(20·경북체육회·세계랭킹 6위)가 퍼스 오세아니아 오픈 대회에서 우승하며 내년 파리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혔다.

허미미는 11일(한국시간) 호주 퍼스의 2023 퍼스 오세아니아 오픈 여자 57㎏급 결승에서 영국의 스미시-데이비스 네코다(30)에 절반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미미는 경기 시작 2분 27초 만에 되치기로 절반을 따냈다. 이로써 허미미는 올해 세 번째 국제 대회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그는 포르투갈 그랑프리(1월)와 청두 유니버시아드(7월)에서 정상에 섰다.

허미미(왼쪽)와 여동생 허미오. 김성룡 기자

허미미(왼쪽)와 여동생 허미오. 김성룡 기자

이번 대회는 대표팀이 아닌 소속팀 경북체육회 차원에서 참가했다. 랭킹 포인트를 따기 위해서다. 세계 4위 안에 들어야 2024 파리올림픽에서 시드를 받아 대진이 유리해진다. 현재 세계 6위인 그는 이번 우승으로 4위로 두 계단 올라설 전망이다. 허미미는 지난 9일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2년 도쿄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아버지가 한국 국적, 어머니는 일본 국적이다. 조부모는 모두 한국 국적이다. 그가 한국 땅을 밟은 건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할머니는 “손녀가 꼭 한국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할머니의 뜻에 따라 허미미는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지난해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다. 지난해 3월 국가대표 선발전(57㎏급)에서 태극마크(국가대표 2진)를 단 뒤 불과 1년 만에 여자 유도의 에이스가 됐다.

1년 6개월 만에 내년 파리올림픽 금메달 기대주로 성장한 허미미(오른쪽). 왼쪽은 경북체육회 감독 김정훈. 사진 IJF

1년 6개월 만에 내년 파리올림픽 금메달 기대주로 성장한 허미미(오른쪽). 왼쪽은 경북체육회 감독 김정훈. 사진 IJF

허미미는 또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년) 선생의 후손이다. 증손자다. 허석은 일제 강점기였던 1918년 경북 지역에 항일 격문을 붙이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독립투사다.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경북 군위군에 순국기념비가 있다. 허미미는 현재 일본 명문 와세다대 스포츠과학부 3학년이다.

허미미의 여동생 허미오(19)도 경북체육회 소속이다. 허미미는 앞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태극기 휘날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은 여자 유도는 허미미 외에도 이혜경(광주교통공사·48㎏급) 금메달, 김지수(경북체육회·63㎏급) 동메달을 따냈다. 김지수도 재일동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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