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철회하고 재발의하기로 한 데 대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10일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만 이뤄져 의안으로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24시간 이내에 철회하면 회기 내에 다시 발의해서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탄핵안이 본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철회될 수 있느냐를 두고 여야 간 논쟁이 오갔으나 김 의장은 “본회의에 보고된 건 맞지만 의제로 설정되진 않았다(본회의 동의 없이 철회될 수 있다)”며 사실상 민주당의 논리가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야당은 탄핵안을 다시 발의해 정기국회 내 처리한단 방침이다.
김 의장의 이 같은 입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을 찾은 의원들을 통해 전해졌다. 민형배·김용민·강민정·이학영·주철현 의원 등은 김 의장이 이날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어주지 않자 항의 차원에서 의장실을 방문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이날 “방통위원장 탄핵은 국민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 검사 탄핵은 그때그때 좀 하지 그랬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의원은 또 “김 의장이 주요 사안이 있고, 당신이 역할을 해야 할 상황이 되면 그건 언제든 할 생각이라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늘 본회의가 열리지 않은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그간 국회 운영 방식에 느꼈던 답답함을 말했다”면서 “김 의장이 명확한 답을 주진 않았지만, 탄핵 등에 대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원론적인 답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사실상 이날 중 본회의 개최가 어렵다고 보고 오전 11시쯤 탄핵안 철회서를 국회에 제출했고 김 의장은 이를 결재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안이 본회의 보고를 거친 공식 안건인 만큼 철회 수용은 불법이자 무효라고 주장하며 김 의장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