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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효과 ‘1일 천하’? …지수·거래액 결국 제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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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개인투자자가 열광한 ‘공매도 금지 조치’의 주가 부양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숏 스퀴즈’(가격 하락에 베팅한 숏 포지션이 청산될 때, 손실을 줄이기 위한 매수가 생기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의 약발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공매도 관련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공매도 금지가 시행된 지난 6일 하루 동안 공매도 잔고 수량은 5% 증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패닉 숏 커버링’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증시 활력에도 별 효과가 없다는 분석이다. 공매도 금지 조치로 치솟았던 거래대금도 불과 이틀 만에 금지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공매도 잔고는 금지 첫날(6일) 수량 기준으로 5% 가까이 증발했다. 지난 6일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공매도 잔고 수량은 4억2162만주로 집계됐다.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일인 지난 3일(4억4263만 주)과 비교하면 2101만 주 감소했다. 공매도 금지 첫날 공매도 잔고가 대폭 줄며 ‘숏 스퀴즈’로 인한 주가 상승효과는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시장의 변동성은 커졌다. ‘단타’가 많아질 때 높아지는 회전율이 2배 가까이 뛰어오른 것이다.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 6일과 7일 시가총액 기준 회전율은 각각 1.1%와 1.01%로 공매도 금지 전인 지난 3일(0.65%)보다 2배로 늘었다. 회전율이 1%대로 올라선 것은 초전도체 등 테마 광풍이 불었던 지난 8월 31일(1.14%)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시장은 활기를 띠는 듯했지만 흐름이 오래 가지 못했다. 증시 거래대금도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급증했지만, 연일 계속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거래대금은 26조5000억원으로 지난 3일(14조7692억원)보다 2배 수준으로 올랐다. 그러나 8일에는 15조9757억원까지 줄며 공매도 금지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공매도 금지로 인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의 상승장은 ‘1일 천하’로 끝나는 모습이다. 실제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지난 6일 하루 오른 뒤 맥을 못 추고 있다. 각각 2400선과 800선이 위태롭다. 코스피는 지난 6일 5.66% 오르며 단숨에 2500선에 안착했지만, 7·8일 하락했고 9일에는 보합(0.23%) 수준에 그쳤다. 코스닥은 금지 첫날 7.34% 상승했지만, 이후 3거래일 연속 내리막이다. 9일 1% 내린 802.97로 거래를 마치며 800선을 간신히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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