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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납치‧살인' 발단 퓨리에버코인 대표 구속…139억원 편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찰이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발단이 된 암호화폐(코인) ‘퓨리에버’의 발행사 유니네트워크의 대표 이모(59)씨가 결국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 부장)은 코인 시세조종으로 139억원 상당 이익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이씨와 시세조종(MM·Market Making)업자 등 2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블록체인 기반 기술로 미세먼지 저감 사업을 하겠다며 퓨리에버 코인을 발행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보유 코인을 처분해 약 5500명의 피해자로부터 139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퓨리에버코인 백서 중 일부

퓨리에버코인 백서 중 일부

2020년 11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상장된 퓨리에버 코인은 가격 4배 이상 뛰었다가 폭락하기를 거듭했다. 검찰은 이 대표 등이 이 가운데 2021년 4월 등 수 차례에 걸쳐 시세조종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지난 3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7일 영장을 발부했다. 백서 등에 소개된 퓨리에버 코인은 공기 질 관리 플랫폼 사용자가 휴대용 측정기로 체크한 데이터를 제공하면 그 대가로 코인을 받는 구조다. 지난 5월 허위정보 제공 등 이유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서 상장 폐지됐다.

퓨리에버 코인은 ‘강남 납치·살인 사건’ 발단이었다. 범행을 사주한 황은희(49)·유상원(51) 부부는 살인 사건 피해자 A씨와 함께 이 코인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으면서 분쟁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지난달 31일 1심에서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6년을 선고 받았다.

퓨리에버코인은 투자자들에게 정치인과의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홍보했다. 퓨리에버코인 백서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퓨리에버코인 백서 캡처

퓨리에버코인은 투자자들에게 정치인과의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홍보했다. 퓨리에버코인 백서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퓨리에버코인 백서 캡처

검찰은 이씨가 퓨리에버 상장 당시 홍보에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원 등에게 코인을 건넨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9월 이씨를 뇌물공여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 송치했다. 또 상장브로커들이 코인원 관계자들에게 ‘상장피(수수료)’를 건넨 과정에도 유니네트워크 관계자들이 관여했는지에 대한 수사도 진행중이다. 퓨리에버 상장 직전 재단 측과 코인원 측 텔레그램 대화에는 비트코인 11.489개(당시 시세 2억)를 계좌로 달라고 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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