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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스피어'가 한국에?…46조 투자 걸림돌 치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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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정부가 46조원 규모 기업 투자에 대한 규제 완화와 행정 절차 단축 등을 지원한다. 경기도 하남시에 들어설 ‘스피어’ 공연장은 2025년 착공될 수 있도록 절차를 앞당기고, 울산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을 위한 부지 확보도 돕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새로 생긴 공연장 스피어의 외벽 화면을 농구공처럼 띄운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새로 생긴 공연장 스피어의 외벽 화면을 농구공처럼 띄운 모습. AFP=연합뉴스

정부는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기업의 투자 프로젝트 가동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기업이 계획한 투자 프로젝트를 빠르게 가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경제단체·업종별 협회·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받은 건의를 바탕으로 ▶규제와 투자 여건 애로 ▶행정 절차 지연 ▶발주처·사업자 간 분쟁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을 뽑아냈다. 건의 과제 가운데 투자 효과가 큰 18건 약 46조원 규모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투자 이행을 위해 거쳐야 하는 영향평가, 개발계획 변경 등 각종 행정 절차를 단축한다. 외국인 대규모 투자인 하남의 K팝 공연장 설립 사업이 2025년 착공될 수 있도록 타당성 검토 등 관련 절차를 종전 42개월 이상에서 21개월로 절반 이상 단축한다. 이 공연장은 구 형태의 건물 외벽 전체를 화면으로 덮은 시설로, 엔터테인먼트 기업 스피어가 2조원을 투자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선 지난 9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3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경북 포항 2차전지 특화단지 입주 희망 기업이 적기에 시설·설비 투자를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통·환경 등 영향평가 사전 컨설팅 제공, 산업단지계획 변경 우선 심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규제 완화도 강조했다. 9조3000억원이 들어가는 울산의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대형 기자재 적재 공간 등을 신속히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상풍력발전 등 중요 사업과 관련해선 지방 공기업의 타 법인 출자 한도를 현행 10%에서 예외적으로 25%까지 상향하고, 전국 19개 연구개발특구가 지역 여건 변화에 맞게 신속히 개발될 수 있도록 경미한 특구개발계획 변경의 경우 승인 권한을 지자체에 위임할 방침이다.

아울러 ‘민관합동 건설투자 사업 조정위원회’를 활용해 공공 발주처와 민간 사업자 간 분쟁에 따른 사업 지연 문제 해소를 추진한다. 일례로 조정위에 신청된 사업 중 국내 최초 K팝 전용 공연장 등을 조성하는 ‘K-컬처밸리’ 사업의 경우 정상 추진을 위해 11월 중 사업계획과 사업 기간 변경 등에 대한 중재안을 제시하고 양측 협의를 유도해 공사 재개와 2026년 완공을 지원한다. 공공주택 건설사업도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부실화하지 않도록 사업비 재협의 제도 활용을 유도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은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최근의 경기 회복세가 더욱 확산하도록 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소비를 촉진하는 등 내수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은 “(이번 방안은) 재정에서 들어가는 프로젝트들이 아니다”라며 “투자가 막힌 부분을 (정부가) 조정하고 뚫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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