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조·송·추’ 출마 군불 때기…아무런 대의도, 명분도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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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추미애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뉴스1,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추미애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뉴스1, 연합뉴스

1심 유죄 조국, ‘돈봉투’ 송영길, 정권 뺏긴 주역 추미애

거센 역풍 뻔해 “그들 나오면 민주당 100석도 힘들 것”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조 전 장관은 그제 김어준의 유튜브 채널에서 총선 출마 질문을 받자 “재판에서 법률적으로 해명하고 안 받아들여지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치적 방식’이란 표현도 써 총선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입시 비리 관련 혐의 대부분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씨는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4년형이 확정돼 복역하다 가석방됐다. 항소심 등이 남았지만 조 전 장관은 공정의 가치가 중요한 교육·입시와 관련해 전 국민에게 분노를 안긴 장본인이다. 반성의 석고대죄로도 부족할 판에다 유죄 확정 시 의원직 상실 가능성이 있는데도 출마라니 인간의 몰염치도 이만 한 몰염치가 없다.

송 전 대표의 출마도 명분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이 대표로 선출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관련자들이 돈봉투 전달을 시인한 데 이어 윤관석 의원도 돈봉투 받은 사실을 실토했다. 모두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뛰던 이들인데 정작 수혜자가 ‘정치 수사’라며 검찰을 비난하고 있다. 출마는 고사하고 이제라도 사건의 전모를 밝히며 용서를 구하는 게 올바른 자세다. 더욱이 그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586세대가 기득권이 됐다는 비판이 있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스스로 출마설에 선을 긋는 게 그나마 당시의 진정성을 지키는 길이다.

추 전 대표는 최근 대통령 탄핵·퇴진 운동을 주장하며 총선 출마의 군불을 때고 있다. 서울 광진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법무장관으로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하는 등 각종 무리수와 수사지휘권을 남발·남용했던 장본인이 누구였나. 당내에서조차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겨준 일등 공신”이란 조소를 받아 왔다. 아무런 대의명분조차 없는 세 사람의 출마 저울질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 슬쩍 업혀보겠다는 얄팍한 태도일 뿐이다.

이들의 출마설에 민주당은 속앓이를 하고, 국민의힘은 내심 반색한다. 비례정당 창당설까지 도는 조 전 장관은 “범민주 진보 세력, 국민의힘 이탈 세력까지 합해 200석이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착각은 자유지만 이들이 실제 출마하면 30%에 달하는 중도·무당층의 큰 분노를 피할 길이 없다. 민주당 내에서도 ‘조·송·추 출마하면 100석도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스스로도 알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