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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새만금에 1400억대 테마파크 조성"…전북도민은 상경 집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만금 예산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새만금을 살려내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만금 예산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새만금을 살려내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78% 삭감된 SOC 예산 복원" 촉구 

정부가 내년도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78% 삭감한 것과 관련, 전북도민이 7일 예산 정상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상경 집회를 열었다. 국회는 지난 1일 657조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전북 지역 10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새만금 국가사업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비상대책회의'와 전북도의회,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등 5개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북인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여기엔 김관영 전북지사를 비롯해 전북도민과 출향민 등 50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새만금 SOC 예산을 복원하고 잼버리 파행에 따른 '전북 희생양 만들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7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새만금 예산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총궐기대회에서 김관영 전북지사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새만금 예산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총궐기대회에서 김관영 전북지사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관영 "삭감된 예산보다 더 많이 받겠다" 

김 지사는 이날 참가자들에게 "감사하다"며 큰절을 올린 뒤 "(잼버리 이후) 두 달 반 동안 대통령·장관·국회의원 등 많은 분을 만나 도민 아픔과 분노·절규를 전했다"며 "삭감된 예산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내년 새만금 주요 SOC 10개 사업 관련 중앙 부처 반영액 6626억원 중 5147억원을 삭감, 1479억원만 반영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전북도의원과 도내 국회의원 등은 지난달 "정부가 새만금 사업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건 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북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단체로 삭발·단식 투쟁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1차 새만금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1차 새만금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새만금에 테마파크 조성

이런 가운데 정부의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주재한 새만금위원회에서 대규모 관광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부안군 변산면 새만금 1호 방조제 인근 8만1322㎡(약 2만5000평) 부지에 민간 자본 1443억원을 들여 가족 단위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른바 '챌린지 테마파크'엔 휴양 콘도미니엄 150실, 단독형 빌라 15실 규모 숙박시설과 어린이 대상 공연시설, 대관람차 등이 들어선다. 올해 안에 착공해 2026년 말 완공이 목표다.

한 총리는 8일엔 군산시를 찾아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3공구 매립 공사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투자 기업들과 간담회도 한다. 현 정부 들어 2차전지 기업을 중심으로 새만금에 7조8000억원 투자가 몰리자 새만금개발청은 부족한 공장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2025년이던 산단 착공 시기를 이달로 앞당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2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열린 '새만금 2차전지 투자 협약식'에서 참석자들과 버튼을 누르는 퍼포먼스를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도석구 LS MnM 대표, 김오진 국토교통부 제1차관, 명노현 LS 대표, 윤 대통령, 구자은 LS 그룹 회장, 허제홍 엘앤에프 의장, 김관영 전북지사,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2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열린 '새만금 2차전지 투자 협약식'에서 참석자들과 버튼을 누르는 퍼포먼스를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도석구 LS MnM 대표, 김오진 국토교통부 제1차관, 명노현 LS 대표, 윤 대통령, 구자은 LS 그룹 회장, 허제홍 엘앤에프 의장, 김관영 전북지사,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 [연합뉴스]

관제 동원 의혹도

앞서 추경호 기재부 장관도 지난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4년도 예산안 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새만금 사업 관련 적정성 재검토를 위한 용역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필요한 예산은 반영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국민의힘도 새만금 예산 살리기에 나섰다. 내년 전주을 선거구에 출마할 예정인 국민의힘 정운천 국회의원(비례대표)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여당에 새만금 SOC 예산 정상화를 요청했다"며 "100% 복원은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도의원 일부가 상경 집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할 지자체장에게 참가자를 모아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알려지자 '관제·강제 동원'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전북도 측은 "행사 경비는 참여 단체가 회비 등으로 충당했다"며 "예산을 지원하거나 인력을 동원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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