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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남성 사귀고 싶어요"…K드라마 빠진 佛여성들 난리난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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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한 장면. 사진 ENA 캡처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한 장면. 사진 ENA 캡처

프랑스 여성들이 한국 드라마에서 묘사된 한국 남성의 세심하고 다정한 이미지에 매료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실제로 한국 남성과 교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프랑스 여성들이 있을 정도지만,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세련되고 로맨틱한 캐릭터를 통해 ‘K-드라마’의 젊은 배우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의 최고 홍보대사가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블록버스터 속의 강인하고 섹시한 남성상과 달리 한국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환상적인 남성상이 프랑스 여성들을 매료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샤를린 가콩(24)은 르몽드 인터뷰에서 “드라마 ‘화랑’과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등을 봤다”며 “프랑스 남자와 사귀어본 적은 없지만 내가 아는 프랑스 남자들은 마초적이고 자기 자신에게 무관심하고 깨끗하지도 않아 보였는데, (드라마 속에서 본) 한국 남성은 다정하고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모습이어서 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출신으로 현재 한국에서 콘텐트 크리에이터와 사진 모델로 활동 중인 가콩은 “한국 남성들은 아침에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게 이상하지 않다. 피부관리에도 열심이다”라고 말했다.

『왜 한국인가』를  쓴 한국 전문 작가이자 컨설턴트인 오펠리 쉬르쿠프는 “시대와 시리즈에 따라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달라진다”고 한국 드라마 속 남성 캐릭터를 분석했다.

그는 “2000년대에는 트라우마 때문에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차츰 ‘마시멜로’ 같은 마음을 드러내는 남성이 기준이었다면, 최근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처럼 파트너에게 키스해도 괜찮은지 허락을 구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등 더욱 진보적인 남성 캐릭터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국 드라마에는 성관계 장면이 거의 등장하지 않고 대신 감정이 깨어나는 여러 단계를 조심스럽게 탐구하는 데 시간을 쏟는데 이런 부분이 프랑스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한 장면. 사진 SBS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한 장면. 사진 SBS

“韓남성과 교제, 문화 차이로 쉽지 않아”

르몽드는 “일부 팬의 경우 드라마 속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면서 이론을 실행으로 옮기려 시도한다”고도 전했다.

소셜미디어 ‘틱톡’에는 ‘한국 남자친구를 사귀는 법’이란 주제로 프랑스어와 영어로 된 동영상이 수십 개 올라와 있을 정도라고 르몽드는 언급했다.

다만 르몽드는 “많은 서양 여성이 여행이나 유학, 또는 취업을 위해 한국에 오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지만 관계를 맺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바로 문화의 차이 때문이다.

가콩은 현재 한국인 남자친구와 약혼 상태다. 하지만 그는 “한국인과 사귀는 프랑스 친구들이 꽤 많지만 오래 지속된 커플은 없다”며 “장기적인 관계를 맺으려면 문화를 이해하고 가족과의 식사에 참여하는 등 전체적인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원 실비 옥토브르도 비슷한 맥락에서 “가부장적이고 가족주의적인 구조가 여전히 한국 사회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남성과 관계를 맺는 건 매우 어렵고 실제 다문화 커플도 소수”라고 지적했다.

드라마 속 남성 캐릭터에 지나치게 몰입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리아 대시’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프랑스어로 한국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 프랑스계 한국인 김지수(31) 씨는 “‘어떻게 하면 한국 남자를 찾을 수 있냐’고 묻는 구독자들이 있는데, 그런 생각은 좀 위험하다고 얘기해주곤 한다”고 말했다.

김지수 씨는 “모든 한국 남자가 드라마 속 남자들과 같진 않다. 허상이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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