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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카카오 김범수, 위기관리 전면에…경영 복귀 선언

중앙일보

입력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스1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스1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때 모습으로 돌아가 완전히 책임지고 변화를 이끌겠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1년 8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시세조종·분식회계 의혹 등 카카오 그룹에 닥친 각종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총대를 메고 나선 것.

무슨 일이야

6일 새벽 카카오는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사옥에서 김범수 창업자 등 20여 명의 경영진이 2차 공동체(계열사) 경영 회의를 열고 ‘경영쇄신위원회’(경쇄위) 출범을 결정했다. 김 창업자가 직접 경쇄위 위원장을 맡고, 주요 계열사 CEO도 경쇄위에 참여한다. 경쇄위는 사회적 비판을 받는 각 계열사들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 3일에는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직접 수습 나선 김범수

카카오는 잇단 악재를 겪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금융감독원 수사를 받고 있고,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도 분식회계 의혹으로 금감원 감리도 받고 있다. 이에 지난해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한 이후 ‘은둔형 경영자’로 지내온 김범수 센터장이 경영 복귀를 결정하게 됐다. 특히 경쇄위 위원장직을 직접 맡은 것은, 계열사 CEO들을 믿고 전권을 내주는 것으로 유명한 김 센터장이 계열사 등에 개혁의 칼날을 직접 들이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 김범수 창업자는 “지금까지 각 공동체 권한을 존중해왔지만,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카카오는 계열사 리스크 관리를 위한 ‘컨트롤타워’인 CA(공동체얼라인먼트)협의체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내부에선 CA협의체 수준으로는 카카오 그룹의 문제를 ‘핀셋 처방’하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종의 비상대책위원회 격인 경쇄위를 별도로 출범하게 됐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계륵’ 카모 문제도 풀어야

카카오T 블루 택시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카카오T 블루 택시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총 5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회의에선 가맹택시 수수료 문제로 논란이 된 카카오모빌리티(카모) 쇄신안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카모는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의 고강도 비판 이후 택시 단체들과 긴급 간담회를 준비 중이다. 여기서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향후 수수료 개편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한 차례 무산된 ‘카모 매각론’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카카오 본사는 계열사인 카모 지분 매각을 검토했으나, 카모 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카모 경영진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매각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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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경쇄위 첫 회의는 이르면 차주 내 열릴 전망이다. 김범수 창업자는 이날 회의에서 “다양한 분야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발로 뛰며 소통하겠다”면서 현장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이어 계열사 CEO들에게는 “카카오는 이제 국민 기업이기에, 각 공동체가 더 이상 스스로를 스타트업으로 인식해선 안 된다”며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책임 경영에 주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