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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꼬집은 NYT "여성에 가정 돌아가 아이 낳도록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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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중앙)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 30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새로 선출된 13기 중화부녀연합회 지도부를 소집해 회의를 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중앙)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 30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새로 선출된 13기 중화부녀연합회 지도부를 소집해 회의를 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여성단체의 지도부를 소집해 젊은이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관념을 바꿔 인구를 늘이고 노령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놓고 “중국의 남성 지도자가 여성에게 가정으로 돌아가 아이를 낳도록 지시했다”고 비판적인 뉘앙스를 담아 지난 3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새로 선출된 제13기 중화부녀연합회 지도부를 중난하이(당정 지도부 집무실)로 불러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지침을 전달했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달 23일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13기 부녀연합회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도 직접 참석했다.

시 주석은 30일 간담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결혼·양육 문화를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며 “젊은이의 결혼과 연애 관념, 출산과 육아 관념, 가정 관념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고, 출산 지원 정책을 서둘러 완비하고 실천하며, 인구 발전의 품질을 제고해, 인구 노령화에 적극 대응하라”고 강조했다고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최근 중국 젊은이의 사고방식을 계도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려하라는 지침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가정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가정이 화목하고, 가정 교육이 양호하고, 가풍이 단정해야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며, 사회도 비로소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며 “여성 사업은 부녀 자신의 발전뿐만 아니라 가정의 화목, 사회의 조화, 국가의 발전과 민족의 진보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85만명의 인구 감소를 기록했다. 대기근으로 인구가 줄었던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인구는 14억 1175만명으로 인도에 인구 1위국 지위도 넘겨줬다. 중국 역시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위기감이 커지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NYT “여성을 다시 집에 밀어 넣는 것”

그런데 NYT는 시 주석의 지침과 관련 과거 가부장적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중국공산당의 최고 권력 기구에 2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이 사라졌다”며 “인구통계학적 위기, 경제 둔화, 페미니즘의 완고한 부상에 직면한 공산당이 여성을 다시 집에 밀어 넣어 자녀를 양육하고 노인을 돌볼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공산당은 지난해 25년 만에 여성 없이 남성 만으로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24명의 중앙정치국을 선출했다.

쑤푸빙 미국 바서칼리지 정치학과 교수는 NYT에 “2015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할 때까지 중국은 수십 년 동안 강제 낙태와 불임 수술, 벌금을 부과했다”며 “만일 당이 한 자녀 정책을 위해 여성의 신체와 출산의 권리를 희생할 수 있었다면 다시금 여성에게 당의 의지를 강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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