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마라탕·탕후루가 원인? 학교 밖 청소년 30% '건강이상 의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달 서울 시내 한 가게에 청소년들이 즐겨 먹는 탕후루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지난 달 서울 시내 한 가게에 청소년들이 즐겨 먹는 탕후루가 진열돼 있다. 뉴스1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3명은 신장 질환·고혈압 등 각종 질환이 의심되는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족한 운동과 불규칙한 식사, 마라탕이나 탕후루 같은 자극적인 식습관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여성가족부는 6일 이런 내용의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2월, 전국 학교 밖 청소년 5654명을 대상으로 한 검진 결과다. 기본 검진 결과 학교 밖 청소년 5654명 중 25.9%인 1462명은 질환 의심자였다. 신장 질환 의심자가 563명으로 10%, 고혈압이 393명으로 7.0%였다. 이상지질혈증도 195명으로 3.4%, 간장 질환은 193명으로 3.4% 등이었다. 2개 이상 질환이 의심되는 청소년도 4.8%(269명)였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건강검진 결과만 가지고 질환의 원인을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마라탕ㆍ탕후루로 대표되는 식습관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학교 밖 청소년의 식습관은 나이가 많을수록 안 좋아졌다. 9~12세 청소년은 82.3%가 아침 식사를 규칙적으로 했지만 이 비율은 13~15세로 가면 65.8%로 줄었고, 16~18세 청소년은 40.4%만 아침 식사를 했다. 즉석 음식을 매일 먹는 청소년의 비율도 9~12세에는 11.9%지만 13~15세는 15.8%, 16~18세는 22.5%에 달했다. 고등학생 나이에 해당하는 학교 밖 청소년의 5명 중 1명은 매일 즉석식품을 먹는단 뜻이다.

운동량도 연령이 오를수록 부족해졌다. 주 3회 이상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학교 밖 청소년은 9~12세에선 68.4%였지만 13~15세는 44.5%, 16~18세는 34.7%로 9~12세의 절반 수준이 됐다. 반면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는 청소년은 16~18세 조사 대상자의 58.9%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청소년들은 성병의 위험에서도 완전히 자유롭지 않았다. 선택 검진인 성병 수검자 1661명 중 3명(0.2%)에게서 매독이 의심됐고, 클라미디아는 8명(0.5%)이었다. 에이즈를 일으킬 수 있는 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 감염과 임질 의심 청소년은 없었다.

학교 밖 청소년 중 교정하지 않은 시력이 한쪽 눈이라도 0.7 이하인 시력 이상 청소년은 41%에 달했다. 하지만 안경을 쓰는 등 시력을 교정 중인 사람은 14.3% 밖에 안 됐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최근 청소년들의 신체활동 감소, 영양 불균형 등 상황에서 청소년에게 올바른 건강 인식을 심어주고 성인기 질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청소년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에서 건강검진 홍보를 확대하는 등 학교 밖 청소년들이 정기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질병을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