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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척추뼈 굳는 강직성 척추염, 치료 때 놓치면 큰 고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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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이승근 부산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11월 3일은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제정한 ‘강직성척추염의 날’(11월 첫째 주 금요일)이었다. 2019년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인식 제고와 경각심 고취를 위해 제정한 이후 올해로 5년째를 맞는다.

강직성 척추염은 말 그대로 척추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유발되고, 나아가 척추뼈가 점점 굳어질 수 있는 만성 류머티즘 질환이다. 척추뼈의 류머티즘이 발생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 관절이 아닌 부위에도 염증이 침범해 포도막염이나 건선과 같은 다양한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과 같은 염증성 면역 매개 질환은 진행성 질환으로 치료가 지연될수록 질환의 예후가 좋지 않다. 완치도 되지 않아 환자가 겪는 고통이 크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지난 4년 동안 류머티스내과 전문의와 환우회 회원들이 같이 참여하는 ‘강직성척추염의 날’ 행사를 매년 개최해 의사와 환자가 서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 왔다. 또 류머티스내과 주치의와 환자가 1박2일 동안 생활하는 강직성 척추염 힐링캠프를 진행하고, 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관절류마티스TV), 블로그, 카카오 채널,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질환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별이 어려운 강직성 척추염은 류머티스내과 전문의에 의한 정확한 진단과 효율적이고 안전한 치료법 선택, 전신적 관리가 중요하다. 강직성 척추염의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 특정한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는 우수한 치료 효과가 있으나 약제 가격이 높기 때문에 보험급여 적용 여부가 환자들의 치료 시작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현행 보험급여 규정에서는 하나의 생물학적 제제를 다른 약제로 교체한 후에는 이전 생물학적 제제로 다시 교체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일부 생물학적 제제들은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보험급여의 제한으로 인해 상당수의 환자가 큰 고충을 겪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정확한 진단·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일반인에게 질환 인지도가 낮아 발병했을 때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강직성척추염의 날’을 계기로 더 이상 치료 시기를 놓쳐 고통받는 환자가 없기를 바란다. 강직성 척추염 극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 확대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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