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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월드컵, 호재 아니다"…부산 엑스포 승부수는 '100만 불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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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지난달 4월 4일 오전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 부산역 광장에 도착해 환영 행사에 나온 많은 시민들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중앙포토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지난달 4월 4일 오전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 부산역 광장에 도착해 환영 행사에 나온 많은 시민들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중앙포토

“아시아(사우디)에서 2034년에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1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런 글을 남겼다. 2030년 월드 엑스포(세계박람회) 개최를 놓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경합해온 부산은 이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월드컵 유치가 월드 엑스포 개최지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투표에서 결정된다.

해석은 분분하다. 월드컵을 유치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월드 엑스포마저 가져가면 2030년대 주요 국제행사가 모두 특정 국가에 몰리게 된다. BIE 180여개 회원국 투표에서 이 같은 독식을 견제하려는 표심이 발휘될 수 있다. 반면 월드컵 개최가 확정되면 국제행사 유치 저력을 공인받은 셈이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호재 아니다” 남은 기간 총력전

부산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유치를 호재로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본다. BIE 회원국 180여곳 이해관계나 기준이 모두 다르고, 총회가 열리는 20여일간 또 다른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월드컵 유치 여부와 관계없이) 남은 기간 총력전을 해서 지역사회 유치 열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세계박람회 관련 4·5차 PT의 주요 내용과 유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세계박람회 관련 4·5차 PT의 주요 내용과 유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28일까지 부산에선 월드 엑스포 유치 열기를 표출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오는 4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DREAM, 꿈이 이루어지는 무대’라는 주제로 부산불꽃축제가 열린다. 불꽃놀이에는 전국에서 100만명 이상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는 월드 엑스포 유치를 바라는 시민 메시지 등이 전달된다. 5일엔 부산시민공원에서월드 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가 주최하는 재즈콘서트가 예정돼있다.

21일 부산 도심인 서면교차로 시민 유치 기원 행사 땐 총회가 열리는 파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대형 전광판을 통해 시민 유치 열기를 현지에 전달할 예정이다. 총회 당일인 28일엔 부산시민회관에 중계장이 마련된다. 8시간 시차를 고려해 중계는 오후 9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시민회관 스크린을 통해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볼 수 있다. 첫 투표 결과는 29일 0시를 전후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ㆍ기업도 “Busan is ready” 스퍼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물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된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영어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물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된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영어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부산시가 내부 유치 열기를 다잡는 동안 정부와 글로벌 기업은 월드 엑스포 준비 태세를 BIE 회원국에 알리는 데 주력한다. 월드 엑스포 부산 유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정부 출범 후엔 국정과제로 채택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총회를 한 달 앞둔 지난달 29일 아프리카와 유럽 5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이날까지 3박 7일간 일정에서 아프리카 말라위·토고·카메룬과 유럽 노르웨이·핀란드 등을 찾아 지지를 요청한다.

삼성ㆍ현대차ㆍSKㆍLG 등 주요 그룹은 파리에서 막바지 유치 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까지 샤를드골국제공항에서 광고판 14개를 통해 부산을 알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일부터 파리 주요 명소와 쇼핑몰 등 디지털 스크린 270여개를 통해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라는 슬로건과 함께 갈매기·광안대교 등 상징물이 담긴 홍보영상이 송출된다.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중순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동행하지 않고 BIE 총회 최종 프레젠테이션 준비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프랑스 샤를드골 국제공항에서 14개의 광고판을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프랑스 샤를드골 국제공항에서 14개의 광고판을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8일 BIE 총회에선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3개 후보 도시가 프레젠테이션한 다음 회원국이 투표한다. 첫 투표에서 3분의2 이상 득표를 올리는 도시가 없으면 다음 날 1, 2위를 놓고 재투표한다.

현재 판세는 리야드와 부산이 경합하며 로마가 뒤따르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 박람회인 2030 월드 엑스포는 최장 6개월간 전시가 진행될 수 있다.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71조원에 달할 것으로 부산시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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