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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10만대 돌파 '캐스퍼'…내일부터 37일간 생산 중단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내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생산

국내 첫 노사상생형 일자리로 꼽힌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캐스퍼' 생산을 한동안 중단한다. 내연기관 경차 대신 전기차 생산을 위한 설비 구축 때문이다.

지난달 10일 양산 25개월 만에 누적생산 10만대를 돌파한 '캐스퍼'. 연합뉴스

지난달 10일 양산 25개월 만에 누적생산 10만대를 돌파한 '캐스퍼'. 연합뉴스

GGM은 3일 “전기차 생산시설 기반 구축을 위해 4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37일간 공장 전라인 가동을 멈춘다”고 밝혔다. GGM 측은 올해 연말까지 전기차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테스트를 마칠 계획이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캐스퍼 EV를 시험 생산한 후 하반기부터 전기차 양산에 들어간다. 캐스퍼는 종전대로 생산한다.

GGM측은 "수출과 내수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차종 다양화를 위해 공장 가동을 잠시 멈추고 새로운 생산 설비를 갖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GGM은 설립 후 일자리 625개를 창출했으며, 이중 76%가 34세 이하 청년이다.

“캐스퍼, 구상 초기부터 전기차 목표”

GGM의 전기차 전환 일정이 짧은 것은 공장 설립초기부터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GGM측은 "기존 캐스퍼 생산설비에 배터리 장착시설 등만 갖추면 전기차 양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광역시 빛그린산단 내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차체 공장 로봇. 뉴스1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광역시 빛그린산단 내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차체 공장 로봇. 뉴스1

캐스퍼 디자인도 전기차 전환을 염두에 두고 적용됐다. 원래 캐스퍼는 내연기관을 넣을 필요가 없는 전기차 형태로 보닛이 짧고, 차체가 높은 SUV 자동차다. 기존 자동차 디자인을 유지한 상태에서도 전기차용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작년 4만8000대 판매…경차 돌풍 주도

지난달 10일 양산 2년여만에 누적생산 10만대를 돌파한 캐스퍼. 연합뉴스

지난달 10일 양산 2년여만에 누적생산 10만대를 돌파한 캐스퍼. 연합뉴스

캐스퍼의 전기차 전환은 경차 시장 활로를 뚫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캐스퍼는 고유가·고금리 기조 속에서 경차시장을 주도해왔다.

지난해에는 4만8000대가 팔려나가며 현대차 SUV 중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경차 시장은 2021년 9만8700대에서 캐스퍼 효과 등으로 지난해 13만3284대까지 늘었다.

하지만 올해 불황과 고금리 장기화 등의 여파로 시장 상황이 다소 어려워졌다. 캐스퍼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3만2081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보다 8.4%p 줄었다. 전기차 전환에 따른 공장 가동중단을 고려해 생산 목표를 줄인 상황에서 판매량도 동반 감소했다.

“경차, 전기차 효과 제한적” 전망도

지난달 10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GGM 캐스퍼 10만대 생산 및 창사 4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0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GGM 캐스퍼 10만대 생산 및 창사 4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중형·대형차보다 경차의 전기차 전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 출시가 가속화될수록 경차 최대 강점인 연비의 이점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또 불황이 장기화하면 경차 시장까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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