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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노쇼' 입 연 김현숙 "도망 아니다, 화장실 추격은 폭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8월 파행을 빚은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대해 “대회 초기에 폭염이나 위생 문제가 제기된 것은 사실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안정화됐다”고 자평했다. 대회 공동위원장으로서 부실한 준비 상태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선 “현장에 있던 시설본부장과 사무총장이 ‘모든 게 완료됐다’고 얘기했다”며 “제가 상당한 부실 보고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는 잼버리 사태에 대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김 장관은 잼버리 대회 이후 여가위에 이날 처음 출석했다. 잼버리 파행을 따지기 위해 열린 지난 8월 25일 여가위 전체회의에는 ‘여당 출석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달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가부 장관으로서, 잼버리의 공동조직위원장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이날도 “불편을 겪은 스카우트 대원과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차 사과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초기 운영상 애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현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폐영식과 K팝 공연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참가 대원들이 저와 총리에게 ‘굉장히 좋다’는 평가를 많이 보냈고, 외신에서의 호의적인 보도도 상당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평가가 다시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재평가되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잼버리 파행 책임 소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현 정부의 무능을 꼬집은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북도 책임을 부각했다. 전북 김제·부안을 지역구로 둔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화장실·샤워장·급수대 등의 공급 계획이 종합계획과 세부운영계획, 시설물 설치계획 등의 문건에서 축소되거나 충돌되는 지점을 여가부가 잡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에서 자꾸 ‘(부지가) 갯벌이다’‘전북도에 책임이 있다’ 등의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잘했다고 평가받는 일본 잼버리도 간척지에서 했다. 간척지에서 한 게 문제가 아니라 여러 시설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게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2017년 전북도의회 자료를 보면 도의원들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빨리 하기 위해 잼버리를 유치했다’고 말한다. 잼버리 성공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라며 “조직위에서 각종 계약을 담당한 핵심은 전북도 직원들인데, 담합적인 예산 집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이 “김윤덕 조직위원장(민주당 전북 전주갑 의원)과 최창행 사무총장, 가장 책임져야 할 두 분이 무풍지대에 숨어계신다”고 하자, 김 장관은 “최 사무총장이 여가부에 부실 보고했다고 생각되고, 김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가장 오래 계셨지만 책임에서 자유롭게 계신 것 같다”고 맞장구치기도 했다. “사무총장이 여가부에 정확하게 보고했다면, 초기 운영의 애로는 절대 없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여가부 주요 정책 분야인 청소년·여성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된 데 대한 야당 질책에는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여가부는 내년도 예산에서 가족 정책에는 전년 대비 16.6% 증액 편성한 반면, 양성평등·청소년 정책 예산은 각각 2.5%, 6.9% 줄였다. 김 장관은 “부처 기능이 이관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피해자 지원이 축소되고 청소년 정책이 실종되고 있다”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지적에 “이관해도 기능에는 문제가 없다. 기능은 어떻게 사업을 편제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지난 8월 25일 전체회의에 김 장관이 출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여야 간 날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김 장관이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자,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곳곳을 수색하는가 하면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을 화장실까지 쫓아가는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가위 야당 간사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감사가 시작되자마자 김 장관을 향해 “8월 현안질의 때 국회 어딘가에 숨어있더니 끝내 ‘노쇼’했다”며 “잼버리 파행을 비롯한 본인의 무능과 업무 방기, 노쇼와 도망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 간사인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권인숙 여가위원장을 위시해 신현영 간사, 양이원영 의원이 화장실까지 대변인을 쫓아가 끌어내면서 윽박지르는 등 못 볼 광경을 연출했다”며 “여성 인권을 전담하는 여가위에서 여성 폭력을 행사한 것이 도대체 맞느냐”고 맞섰다.

김 장관은 “당시 저는 분명 국회 경내에서 여야가 참고인에 합의하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도망’이라는 표현은 지나치다”며 “그날 있었던 사건(화장실 추격)을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의원들이 그 부분에 대해 사과 표현을 해주는 게 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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