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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멘티에서 핵심 기술 리더로, ICT멘토링이 맺어준 귀한 인연

중앙일보

입력

박찬혁 데이터크러쉬 대표

박찬혁 데이터크러쉬 대표

최근 지방의 한 마이크로 LED 반도체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불량 탐지 AI 모델을 개발해야 할 일이 있었다. 고객사는 이미 8개월이 넘는 시간을 허비하며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우여곡절을 겪고 있었다. 필자가 프로젝트를 받았을 때 고객사의 눈높이와 요구 조건은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으나 검사 장비 납품의 검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절충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다. 언제 마무리될지 어떠한 문제들이 있는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고객사는 실제 생산 현장에 내려와서 개발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필자는 정민호 책임과 함께 생산 현장으로 내려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정민호 책임은 스스로 이미지 분석, AI 개발과 학습, 추론 환경 등 원인 분석과 해결을 위한 도구들을 미리 준비하였고 우리 둘은 본격적으로 페어 프로그래밍 두 명의 프로그래머가 하나의 작업을 함께 수행하는 방식에 들어갔다.

프로젝트를 거듭할수록 필자는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열악한 상황에서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한 치밀한 사전 준비와 환경 구축, 도구 활용과 업무 자동화 능력, 설계 지시에 대한 이해도와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코딩 역량이 보통 수준이 아니었다. 또한 발주사 담당자와의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성 등 이제 30대 중반도 되지 않은 개발자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이렇게 훌륭한 페어 프로그래밍 파트너의 지원 덕분인지 분석과 설계에 편하게 집중할 수 있었고 다행히 원인을 찾아내며 우여곡절 많았던 프로젝트를 잘 해결할 수 있었다.

정민호 책임을 처음 만난 건 2013년 한이음 ICT멘토링 인재양성 사업에 참여했을 때였다. 당시 멘토와 멘티로 만나 진로·취업 관련 어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였으며 팀원들 모두 자신들이 누군가의 미래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많은 흥미를 느끼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프로젝트 완료를 통해 정민호 책임 및 팀원들이 한 단계 성장하여 자신의 진로 개척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다. 정민호 책임과의 인연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대학원에서 스승과 제자로, 연구실에선 선후배 연구원 사이로 발전하였고 2021년 데이터크러쉬를 설립할 때 정민호 책임이 오픈 멤버로서 합류하기에 이르렀다.

10년 전 앳된 모습의 학부 3학년 학생이 이제는 본사의 핵심 기술 리더로 성장한 것을 보면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정민호 책임은 필자뿐만 아닌 여러 멘토와 함께 다수의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실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으며, ICT멘토링 활동이 지금까지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었으리라 짐작한다. 필자 또한 누군가의 멘토로서 자신이 가진 지식과 정보를 최대한 공유하고 더 나아가 보유 지식을 더욱 고도화시켜 나 자신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던 뜻깊은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회를 준 ICT멘토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ICT 실무인력양성 사업으로 ICT 전문 멘토와 대학생 멘티가 협업을 통해 실무형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학생들이 취업 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 리더를 배출하여 필자와 같은 좋은 사례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ICT멘토링 사업의 발전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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