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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킹크랩' 20t, 순식간에 완판…200명 줄서서 30명만 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8일 경기 성남 이마트 분당점에서 직원이 킹크랩을 옮겨 담고 있다. 김민상 기자

지난 28일 경기 성남 이마트 분당점에서 직원이 킹크랩을 옮겨 담고 있다. 김민상 기자

지난 28일 오전 9시40분 경기 성남에 있는 이마트 분당점 앞엔 개장 1시간 전임에도 손님 200여 명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직원들은 무전기로 “킹크랩 고객들만 먼저 들어갈 수 있게 개장 15분 전에 입장하겠다”는 내용으로 메시지를 교환했다.

이날 이마트가 ‘반값 킹크랩’을 판매한다는 안내를 받고 오전 8시부터 고객들이 정문 앞에 몰려들었다. 이마트 직원들은 플라스틱 번호표를 30개 나눠준 뒤 추가로 찾아온 손님들에게 “내달 추가 행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마트 문이 열리자마자 번호표를 받은 손님 30여 명은 곧바로 지하 1층 수산물 코너로 향했다. 직원은 집게다리를 파닥거리는 킹크랩을 수조에서 어렵게 꺼내 플라스틱 용기에 담았다. 다른 쪽 진열대로 옮겨진 한 킹크랩 무게는 2734g이었다. 대개는 마리당 16만원이 넘었다. 주부 조모(68)씨는 “대게도 이 정도 무게는 20만원이 넘는다”며 “가족 다섯 명과 맛있는 식사를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개장 2시간 전부터 정문 앞에 200여 명 

이날 번호표를 받은 손님 30명은 정식 개장 10분 뒤에 모두 물건을 사갔다.

이마트는 지난 20~21일에 이어 이날도 전날부터 이틀간 러시아산 레드 킹크랩을 100g당 5000원대에 판매한다고 앞서 홍보했다. 지난달 이마트 킹크랩 평균 판매가가 100g당 1만98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첫 주에는 6t 물량을 풀어, 점포에 따라 최대 30마리가 공급됐는데 전국 130여 개 마트에서 당일 오전에 모든 물량이 팔렸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지난 28일 경기 성남 이마트 분당점에서 직원이 킹크랩 무게를 재고 있다. 한 마리 가격은 16만원(빨간색 원)이 넘어간다. 김민상 기자

지난 28일 경기 성남 이마트 분당점에서 직원이 킹크랩 무게를 재고 있다. 한 마리 가격은 16만원(빨간색 원)이 넘어간다. 김민상 기자

이번 행사는 이보다 3배 많은 20t을 준비했는데 역시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이수정 이마트 갑각류 바이어는 “서울 용산점과 목동점은 100마리 이상 공급했는데 인기가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이호정 이마트 분당점장은 “10만원 이상 고가이지만 지점 주변에 고소득층 고객이 많아서 오전부터 오픈런 현상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킹크랩 가격이 이렇게 내려간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수산물의 미국·유럽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경기 침체 여파로 최대 명절인 중추절(9월 29일~10월 6일) 킹크랩 수요가 줄어 물량 상당수가 한국으로 들어왔다. 수협에 따르면 이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거래된 킹크랩 경매 가격은 ㎏당 3만6700원으로 지난해 평균 가격(5만5900원)의 65% 수준이었다.

中 중추절 킹크랩 수요 줄자 가격 급락 

롯데마트도 이런 기세를 몰아 내달 2~8일 킹크랩을 반값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6월에도 행사 카드로 결제할 때 러시아산 킹크랩을 절반으로 깎아주는 행사를 벌였다. 홈플러스도 지난 27~29일 일반 킹크랩에 비해 부드러운 식감과 단맛이 나는 점보 레드 킹크랩(2.4㎏ 내외)을 50% 할인한 14만9000원에 팔았다. 현장에서 킹크랩을 쪄 주고, 손상을 최소화하는 전용 용기에 포장해 주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홈플러스 측은 “할인된 가격 덕분에 전년 동기 대비 킹크랩 판매량이 480% 늘었다”고 전했다.

유통 업체들이 한정된 수량에도 킹크랩과 같은 신선 식품 할인 행사를 강조하는 건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할 수 있는 장점을 계속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분당점에서 만난 안모(50)씨는 “집에서 모바일로 주로 상품을 주문하다가 오랜만에 마트에 와 봤다”며 “사람들이 북적이고 신선한 요리를 직접 보니까 앞으로 자주 들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산물과 육류, 과일을 더욱 신선하고 저렴하게 팔아 고객들이 마트를 자주 방문하게 만드는 방법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8일 경기 성남 분당점에서 킹크랩 판매를 안내하고 있는 모습. 매장 1층에서 개장 전부터 200여명이 몰려 킹크랩 판매를 문의했다. 김민상 기자

지난 28일 경기 성남 분당점에서 킹크랩 판매를 안내하고 있는 모습. 매장 1층에서 개장 전부터 200여명이 몰려 킹크랩 판매를 문의했다. 김민상 기자

홈플러스에서 제공하는 킹크랩 전용 용기.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하면 매장에서 쪄서 전용 용기로 배달해주기도 한다. 사진 홈플러스

홈플러스에서 제공하는 킹크랩 전용 용기.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하면 매장에서 쪄서 전용 용기로 배달해주기도 한다. 사진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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