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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가 또…고객 5억 횡령하고 명품지갑 받은 직원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새마을금고에서 또 다시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새마을금고 모습. [뉴스1]

새마을금고에서 또 다시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새마을금고 모습. [뉴스1]

새마을금고에서 횡령 사고가 또 발생했다. 새마을금고 내부통제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재차 불거지면서 다음 달 발표 예정인 새마을금고 혁신안에 이목이 쏠린다.

새마을금고 중앙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서울 중구 남대문충무로금고를 대상으로 지난 20일까지 약 2주간 진행한 특별검사에서 횡령 사실을 적발했다. 이 금고 지점장이 고객의 마이너스통장에서 5억1000만원을 빼돌렸다고 한다.

그는 2017년부터 자신이 관리하는 지점에 개설된 계좌 중 거래 실적이 드문 고객의 마이너스 통장에서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중 한 명이 새마을금고로부터 ‘마이너스통장 사용에 따른 이자를 납부하라’는 문자를 받고 항의하면서 적발됐다.

남대문충무로금고는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직무대행(부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관계자는 “남대문충무로금고 특별검사 결과 횡령 금액은 약 5억1000만원 정도로 확인됐다”며 “횡령 금액을 회수하고 11월 중 인사 조처와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법적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 지점장이 고객 통장서 횡령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별도로 서울지부 간부 2인이 신촌새마을금고로부터 명품 지갑·벨트 수수한 혐의도 확인했다. 새마을금고는 중앙회 감사를 통해 이들의 비위를 확인하고 지난주 중징계 절차를 확정, 당사자에게 통보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징계 수준·기간은 개인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언급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계속해서 각종 금융사고에 휘말리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8월까지 새마을금고 임직원이 연루한 금융사고 95건의 피해액은 643억8800만원에 달한다. 횡령이 388억4900만원(67건)으로 가장 많고, 사기 144억3100만원(8건), 배임 103억3800만원(15건), 알선수재 7억7700만원(5건) 순이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도 지난 27일 사임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임원과 자산운용사 대표 등으로부터 2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직무가 정지된 지 2개월여 만이다. 박 회장은 현재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수재 등)로 재판을 받고 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김인 회장대행을 만난 자리에서 “다음 달 발표하는 새마을금고 혁신안을 이행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위, 11월 중순 혁신안 제시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점에 붙은 예금보호 안내문. [뉴스1]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점에 붙은 예금보호 안내문. [뉴스1]

각종 금융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새마을금고는 농협·수협·신협 등 다른 상호금융사와 달리 행정안전부(행안부)가 감독 권한을 갖고 있다. 그래서 국회는 지난 7월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행안부에서 금융위원회(금융위)로 이관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은 새마을금고 신용·공제사업에 대한 금융위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위가 새마을금고를 직접 감독·명령할 수 있고, 개선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금융위가 행안부 장관에서 경고·주의·시정명령 등 징계를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조성완 행안부 지역경제지원국장은 “새마을금고 건전성을 지도·관리하기 위해 구성한 혁신위원회가 현재 최종 조율 중인 단계다. 혁신위가 11월 중순경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리 방안과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제시하면, 국회 등 이해당사자와 협의하고 법안 제도화 작업을 거쳐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마을금고가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눈에 띄는 혁신안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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