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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민소득, G7과 격차 벌어져…대만 재역전할지도 미지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0년 이탈리아를 앞서며 주요 7개국(G7) 수준을 넘봤던 한국의 국민소득이 다시 뒤처지며 선진국 그룹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만에 역전된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30일 한국은행의 ‘금융·경제 스냅샷’을 보면 한국의 지난해 1인당 명목 GNI는 3만5900달러였다.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국내·외에서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소득의 합을 의미한다. 세계은행(WB) 기준으로 G7 중 7위에 해당하는 이탈리아의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7700달러로, 한국보다 1710달러 많았다.

 지난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앞서 2020년에는 한국의 1인당 GNI가 3만3040달러로 이탈리아의 3만2430달러보다 커지며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의 1인당 GNI를 추월했다. 그러나 당시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이 -9%(실질 국내총생산 기준)로 추락했고, 한국은 -0.7%에 그치며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었다. 이후 2021년에는 이탈리아의 1인당 GNI가 한국보다 1020달러 많은 3만6130달러로 회복했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과의 격차를 1710달러로 벌렸다.

지난해 한국과 G7의 국민소득 격차가 더 커진 데는 원화 가치 하락과 낮은 성장률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연평균 1291.95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89% 하락(환율은 상승)했다. 이탈리아가 사용하는 유로화도 달러 대비 가치가 하락했지만, 절하율이 10.97%로 원화보다 적었다.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도 한국보다 높았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한국은 2.6%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물가가 한국보다 더 크게 오른 점도 오히려 두 국가의 국민소득 격차를 키우는 요인이었다. 명목 1인당 GNI에 반영되는 물가(GDP디플레이터)가 이탈리아에 유리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탈리아가 연 8.2%, 한국은 5.1%를 기록했다.

G7 국가 중에선 일본과의 격차만 줄고 다른 6개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진 상황이다.  게다가 올해는 유로화 가치가 지난해보다 상승하고 원화 가치는 더 하락하는 추세다. 다만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4%로 이탈리아의 0.8%보다 높다.

지난해 대만에 추월당한 한국의 국민소득이 올해 재역전을 할 수 있을지도 아직 불투명하다. 국제기관 통계는 아니지만, 대만 통계 당국이 올해 상반기 공개한 지난해 대만 1인당 GNI는 3만3565달러로, 한은이 발표한 한국 1인당 GNI 3만2661달러를 또 904달러 웃돌았다. 아울러 대만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한국보다 높은 1.61%를 제시했다. 다만 한국에 유리한 건 올해 대만달러 가치는 미국달러 대비 가치가 5.84% 하락(환율은 상승)해 절하 폭이 원화(1.57%)보다 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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