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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폐경기 심리적·신체적 변화, 방치 말고 관리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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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여성 황금 중노년 맞기’ ③폐경증후군 소경아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일반적으로 45~55세 여성은 누구나 갱년기를 만나게 되는데 이때 상당한 호르몬의 변화를 겪는다. 폐경이란 난소가 기능이 소실돼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더는 이뤄지지 않아 영구적으로 생리가 없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대개 1년간 생리가 없을 때 진단한다. 폐경이 진단되는 나이는 개인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50세쯤이며, 40~60대의 많은 여성이 갱년기 증상을 겪고 이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실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경우는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여성의 평균 기대 수명이 86.6세임을 감안할 때 여성은 일생의 약 3분의 1 이상을 폐경 이후에 보내기 때문에 폐경 후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갱년기의 다양한 신체적, 정서적 증상을 잘 이해하고 적절한 건강관리를 한다면 폐경은 불청객이 아니라 더욱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는 상춘객일 것이다.

폐경은 수년의 이행기를 지나 서서히 진행된다. 에스트로겐의 분비 감소로 불규칙한 생리 주기와 함께 생리량 감소가 나타난다. 이외에 폐경과 관련된 혈관 운동 증상으로 흔히 안면 홍조, 땀, 두근거림을 호소하기도 한다. 얼굴, 목, 가슴 부위에서 불쾌한 열감이 올라와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 두근거림이 동반되기도 하며, 밤에 잘 때 땀이 많이 나서 잠을 잘 못 이루기도 한다. 이로 인해 신경과민, 집중력 저하, 의욕 상실, 우울감과 같은 정신적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경 후 4~5년이 지나면 비뇨생식기계의 위축이 나타날 수 있는데 질 건조증, 성기능장애, 빈뇨, 요실금, 잦은 방광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질 분비물이 감소하고 외음부가 위축되며 피하조직이 감소하면서 폐경 전보다 피부가 얇아지고 감염에 취약하게 되기 때문이다. 피부의 수분과 콜라겐이 감소해 피부가 건조해지고 거칠어져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한다.

폐경 후 오랜 기간이 지나면 골다공증이 빠르게 진행되기도 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와 혈관 수축에 따라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 또한 수면 패턴의 변화로 불면증, 수면장애가 나타난다. 이러한 다양한 증상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신체적 불편감은 물론 심리적 위축과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경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단, 스트레스 관리 및 적절한 수면의 확보가 중요하다. 폐경 증상이 심각한 경우 약물이나 호르몬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폐경기에 나타나는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폐경기의 건강관리는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 중요성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몸이 말해주는 신체적 변화를 잘 살피고, 격변의 시기를 혼자서 너무 힘들게 보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한 생활습관과 긍정적인 마음 그리고 정기 검진의 삼박자가 있다면 누구라도 폐경 후 노년기를 아름답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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