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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지는 학교 폭력" 초등·중학생 학폭 가해자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최근 3년 동안 학교폭력(학폭) 검거자 가운데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학폭 검거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전체 검거자 1만1331명 중 초등학생은 572명으로 5.0%였다.

그러다 2021년에는 1만1968명 중 7.2%인 858명으로 늘었고 작년에는 1만4436명 중 9.7%인 1399명까지 늘어 열 명 중 한 명 꼴인 10%에 육박했다.

지난 상반기에는 검거자 7474명 중에 초등학생이 809명으로 10.8%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이 아니기는 하지만 2020년 1년치와 지난 상반기의 수치를 놓고 비교했을 때 초등학생 학폭 검거자가 5.0%에서 10.8%로 배로 늘어난 셈이다.

중학생 검거자 비율도 2020년 1년 동안 26.6%에서 지난 상반기 32.0%로 늘었다. 반면 고등학생 비율은 27.6%에서 24.5%로 낮아져 학폭 검거자가 갈수록 저연령화되는 추세가 나타났다.

초등학생이 학폭 관련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지난 3월 펴낸 청소년상담 이슈페이퍼에 따르면 전체 내담자 숫자가 35%가량 늘 때 초등생 내담자 수는 217명에서 425명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중학생도 561명에서 786명으로 40.1% 증가해 학폭 피해자의 연령대가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교사 출신 임이랑 변호사는 연합뉴스에 "학폭이 법률 분쟁화되면서 아이들끼리 툭툭 치는 것 같은 단순한 사건도 요즘은 바로 형사 고소돼 경찰이 관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자녀가 초등학생인데 동급생을 학폭으로 고소하고 싶다는 분들이 실제로 많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용혜인 의원은 "교육적 해법을 찾지 못하고 모든 문제가 사법화하는 경향이 심각하다"며 "학교의 교육 역량이 커지도록 깊이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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