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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끓인 사골 육수에 순두부 보글보글, 옛맛 나는 든든한 한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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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2호 29면

김석동의 ‘맛있는 노포’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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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찌개사랑은 유별나다. 끓이는 음식 중 국물이 많은 것이 탕이고 국물이 적은 것이 찌개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부대찌개, 두부찌개, 고추장찌개, 동태찌개 등 많은 종류가 있지만 빼놓을 수 없는 메뉴가 순두부찌개다. 순두부찌개의 역사는 뉴스를 검색하면 1969년 처음 등장한다.

순두부는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다. 물에 불린 콩 껍질을 벗기고 맷돌로 간 다음 무명천 등으로 짜면 콩물(두유)이 만들어지고 콩물에 간수를 넣으면 덩어리가 생기는데 이를 순두부라 한다. 순두부를 틀에 넣고 압착해서 물기를 빼면 두부가 된다. 순두부는 고소한 콩맛이 살아 있고 부드러워 소화도 잘된다. 바로 양념장을 곁들여 먹어도 좋고 찌개로 요리해 먹어도 별미다.

순두부찌개는 주재료인 순두부를 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고 조리도 비교적 간단해 가정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손꼽힌다. 먼저 돼지고기를 썰어 고춧가루·파·마늘·깨·간장 등 갖은 양념으로 무쳐서 볶다가 물을 넣고 푹 끓인다. 여기에 순두부와 바지락·새우·굴 등 해산물을 취향에 따라 넣고 다시 끓인 다음 파·풋고추 등을 얹고 마지막에 계란을 넣어 마무리하면 된다.

순두부찌개가 인기 있는 메뉴라 이름난 맛집이 많은데 오늘은 종로1가에 있는 ‘감촌’(사진1)을 소개한다. 1980년 종로구청 앞 청진동골목 입구에서 개업해 영업하다 이전한 식당이다. 옛 가게가 필자가 40여 년 전 공직생활을 시작한 재무부(미 대사관 옆 현 역사박물관) 가까이에 있어 자주 다녔던 추억의 식당이다. 지금은 피맛골 자리에 있는 르메이에르종로타운 상가에 있다.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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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순두부찌개(사진2)는 고춧가루 양념이 들어간 빨간 순두부로 나온다. 사골을 24시간 푹 고아낸 육수에 순두부와 소·돼지고기를 넣고 볶은 매운 양념을 더해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 나온다. 매콤한 국물에 고소하고 부드러운 순두부가 푸짐하게 들어가고 바지락·계란·대파가 더해져 든든하고 맛깔진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빨간색이나 그리 맵지는 않다. 하얀 순두부를 시키면 사골국물에 순두부가 고추 양념 없이 나오는데 이 또한 별미다. 굴순두부, 차돌순두부 등도 있다. 순두부는 직영공장에서 매일 만들어 쓴다. 순두부찌개 가격이 높지만(1만5000원) 훌륭한 맛을 선보인다. 옛맛을 비교적 잘 지켜오면서 신세대에게도 인기를 끄는 집이다. 명태포무침, 오이무침, 콩나물무침, 깍두기 등 깔끔한 밑반찬도 맛깔나다. 사이드메뉴로 안주 순두부, 머리고기, 순대, 빈대떡, 모듬전 등 여러 가지 요리도 있어 저녁 회식장소로도 손색없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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