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냄새가 안나요" "어, 꽁초가"...똑똑한 성동구 흡연부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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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에 설치된 스마트 흡연부스 내부 모습. 음압설비를 갖춰 담배연기가 부스 밖으로 새지 않는다. [사진 서울 성동구]

서울 성동구에 설치된 스마트 흡연부스 내부 모습. 음압설비를 갖춰 담배연기가 부스 밖으로 새지 않는다. [사진 서울 성동구]

서울 성동구에는 ‘스마트 흡연부스’가 있다. 성동구가 지난해 11월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D타워 앞 인도에 설치한 이 부스는 고약한 담배 냄새가 나지 않는다. 비흡연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반 흡연부스와 다르다.

음압설비에 정화필터까지 갖춰 

비결은 음압설비다. 부스 내 공기압을 주변보다 낮춰 공기 흐름이 항상 외부에서 부스 안쪽으로 흐르게 한다. 흡연부스 문이 열려도 담배 연기가 밖으로 새 나오지 못한다. 그렇다고 안에 연기가 자욱하지 않다. 가로 6m, 세로 3m, 높이 3.1m 공간에서 최대 14명까지 동시 흡연이 가능한 데, 공기정화 장치가 계속 내부 공기를 순환시킨다. 담배연기와 유해물질은 정화 필터를 거쳐 밖으로 배출된다.

성동구 관계자는 “부스 안에서 담배를 태워도 옷에 냄새가 배지 않는다”며 “또 부스 내부에 특수 도료를 발라 유해물질인 니코틴이나 타르가 붙지 않도록 한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흡연부스는 냉·난방기와 재해·재난 등 긴급정보 전달이 가능한 디스플레이, 방범용 폐쇄회로TV(CCTV) 및 비상벨 등도 설치돼 있다. CCTV는 성동구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와 연동된다.

성동구 스마트 흡연부스에선 꽁초를 버리면 독성 등을 제거한 뒤 친환경 목재 제품 원료로 쓸 수 있다. 사진처럼 색을 넣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 서울 성동구]

성동구 스마트 흡연부스에선 꽁초를 버리면 독성 등을 제거한 뒤 친환경 목재 제품 원료로 쓸 수 있다. 사진처럼 색을 넣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 서울 성동구]

꽁초도 재활용하는 똑똑한 흡연부스 

재떨이도 똑똑하다. 꽁초가 안에 들어오면 자동으로 담뱃불을 끄고, 잘게 파쇄한다. 이렇게 모인 담뱃재와 꽁초는 독성을 제거한 뒤 열가소성 목재로 가공, 친환경 목제 제품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 스마트 흡연부스엔 안면 인식이 가능한 인공지능(AI) 설비도 갖췄다. 흡연자의 성별, 연령대(20~60대 이상)와 자주 피는 흡연 시간대를 구분할 수 있다. 성동구는 이렇게 취합한 빅데이터를 금연 캠페인에 활용할 계획이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촬영된 얼굴 영상은 저장하지 않는다.

성동구에 따르면 스마트 흡연부스는 하루 평균 1200~1500명(평일 기준)가량이 이용한다. 부스 밖으로 냄새가 나지 않으니 흡연 관련 민원이 눈에 띄게 줄었다. 설치 전인 2020년부터 2022년 6월까지 민원 건수는 341건에 달했다. 하지만 요즘엔 ‘0건’이라고 한다.

성동구는 올해 말까지 스마트 흡연부스를 성수동과 성동구청 2곳에 추가로 놓을 계획이다. 또 지식산업센터 등을 대상으로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달부터 연면적 2000㎡ 이상 건물을 지을 때 스마트 흡연부스를 설치하도록 했다. 스마트 흡연부스는 서울 시내 다른 자치구로 확대될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만의 디자인을 적용한 흡연부스 설치를 추진 중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모습. 중앙포토

정원오 성동구청장 모습. 중앙포토

정원오 구청장 "스마트 포용도시 정책 펼칠 것"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흡연부스를 만들어달라’는 주민제안에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직원들과 함께 고민했고, 이렇게 탄생한 게 바로 스마트 흡연부스”라며 “앞으로도 ‘스마트 포용도시’ 방향에 맞게 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동구에는 ‘스마트 빗물받이’도 있다. 평소에는 빗물받이를 덮고 있다가 비가 오면 자동으로 열려 배수 기능을 한다. 담배꽁초 투기 등으로 제역할 못하는 기존 배수구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 도입하게 됐다. 이달까지 모두 83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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